기쁨과 슬픔이 뒤섞였다.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인천 신한은행은 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66-58으로 승리했다. 개막 3연패에 삼성생명과 공동 5위에 놓여있던 신한은행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4위로 올라섰다.
1승을 하기까지 너무 어려웠다. 신한은행은 오프시즌 신지현과 신이슬을 영입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고, 새롭게 합을 맞추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신한은행을 이끈 구나단 감독은 밤낮없이 연구를 계속했다. 구 감독은 시즌 전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상의 문제를 발견했으나, 수술을 시즌 후로 미루기까지 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신한은행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손발이 맞지 않은 신한은행은 개막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기간 구 감독의 건강 문제도 더욱 악화됐다. 구단에 알릴 수밖에 없었다. 신한은행은 구 감독의 치료를 위해 결단을 빠르게 내렸다. 이날부터 이시준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한다. 부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행도, 선수단도 이를 꽉 물 수밖에 없었다. 구 감독이 누구보다 절실하게 신한은행의 승리를 바라며 경기를 보고 있을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1쿼터부터 17점을 몰아치며 삼성생명을 압도했다. 2쿼터 삼성생명에게 17점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쉽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경기 내내 몸을 날렸다. 고참, 신참 할 것 없이 몸을 던지며 수비했고, 치열하게 리바운드 다툼을 벌였다. 팀을 떠난 구 감독에게, 또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자리한 이 대행에게 어떻게든 승리를 안기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 결과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제자들이 스승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구 감독 역시 이 경기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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