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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건, 다큐 찍을 것”…민희진, 소송 승리 확신한 이유(종합)

입력 : 2024-09-28 11:09:00 수정 : 2024-09-28 12: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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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피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제공.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하이브와 소송은) 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K팝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은 민 전 대표의 ‘100분 강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민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서는 건 기자회견 이후 처음.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된 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 또한 시선을 모았다. 민 전 대표는 검정색 캡모자에 자켓 차림으로 무대에 섰다.

 

언제나 그랬듯 발언엔 거침이 없었다. 전 직장인 SM엔터테인먼트부터 뉴진스와 신화를 쓴 하이브와 어도어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겪은 일화, 성장 등을 강연의 내용으로 삼았다. 욕설도 섞어가며 감정을 풀어냈다. 참석한 청중들은 민 전 대표의 이야기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뉴시스 제공.

이날 민 전 대표는 “이 자리는 케이팝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다. '도파민'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유튜브 꺼달라"고 미리 당부했다. 그러면서 앞선 눈물의 기자회견을 언급했다. 그는 “'도파민'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는다. 내 기자회견은 인생에서 최악의 상황일 때였기 때문에 '도파민'이 와 닿지 않았다"며 "나는 내가 ‘밈’이 된 게 너무 상처였다. 제가 힘들게 얘기했고, 처절한 이야기인데 희화화돼서 밈이 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는데 지인들이 보내준 것들에 웃음이 나서 넘겼다. 슬퍼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3년 전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의사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한다고 의사 앞에서 울었는데 너무 힘들면 욕이라도 하라고 하더라. 대놓고 욕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술·담배를 전혀 안 하는데 유흥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도 않는다. (지난 4월 하이브 사태 관련 1차) 기자회견 이후 혈색이 돌았던 게 하고 싶은 말을 해서 풀렸기 때문"이라면고 털어놨다. 

 

이어 민 전 대표는 총괄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담당한 신우석 감독을 언급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본질과 태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게 숙제였다”고 운을 뗀 민 전 대표는 “항상 주제 파악을 하는 것, 본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해서 뉴진스의 'ETA'와 '디토'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신우석 감독을 예로 들며 “신우석 감독은 절대 노터치다. 건드리면 집에 간다고 하는 아티스트”라고 했다. 뉴진스의 작업물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노터치’였다. 민 전 대표는 “프리랜서(외주)로서 최대한 자유롭게 하셨지만, 이 감독님을 움직인게 내 방향성이다. 공감대가 맞아서 이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협업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청중들을 향해 “자기가 수준 높은 디렉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는 “신 감독님이 우리 것을 찍고 모든 기획사에서 일이 들어오셨다”며 “그런데 그 분들이 약간 왜 우리랑 하기 전에 그 감독님과 안 했을까 하는 것”이라고 의문을 품었다.

 

잘 된 결과물을 보고 뒤늦게 ‘OO처럼’해달라고 뛰어들면 뒤처진다는 것. “누구 잘 되면 우르르 가니까 2등, 3등 되는 것”이라며 “남들이 했던 사람이랑 하지 말아라. 잘하는 사람한테 맡겨도 다른 스타일로 해달라고 해라. 그러려면 자신도 수준 높은 디렉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는 “문화가 다양하고 방대한데, 대중문화는 그 방대한 것 중에 요것만(일부만) 한다. 그게 아쉬워서, 그걸 없애고 싶어서 만든 팀이 뉴진스”라고 운을 뗐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총괄 프로듀싱을 작곡가가 맡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민 전 대표는 “급기야 음악도 내가 하고 싶더라. 작곡가가 총괄 프로듀싱 하면 안 좋다고 생각했다”며 “각자 자기 습관이 있는데, 음악이라는 소스를 작곡가가 하는 게 맞나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성공의 관행에 따라오는 세태를 비판한 민 전 대표는 “남들이 성공해왔어 그대로만 하는, 그 시대를 한번 끊어보고 싶었다. 그건 입시에서나 통용된다”며 “아트는 그것과 반대로 가야 잘 된다. 계속 유연하게 바꿔줘야 하는 게 문화”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27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토크콘서트의 강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전 직장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의 슬로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SM의) ‘컬쳐테크놀로지’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안 들었다. 컬쳐에 테크놀로지가 오히려 없어야 한다, 그래야 증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슬로건 ‘위 빌리브 인 뮤직’도 내가 만들었다. 브랜딩 하며 각자의 회사에 소울을 넣어준 것”이라고 돌아봤다. 

 

민 전 대표는 ‘이 일(엔터산업)을 기술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모토로 일했다. “문화는 그래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아트와 비즈니스를 결합해 나오는 시너지를 기대했다고. 그런데 돌아온 건 ‘개차반 된 결과물’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언제 특히 화났냐면, 내가 기껏 애써서 만들어 둔 뭔가를 사업한다는 아저씨들이 가져가서 개차반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며 “결말이 항상 ‘저것들이 내 결과를 망치고 있어’였다. 그래서 저걸 내가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총괄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게 된 이유도 밝혔다. “문화가 다양하고 방대한데, 대중문화는 그 방대한 것 중에 요것만(일부만) 한다. 그게 아쉬워서, 그걸 없애고 싶어서 만든 팀이 뉴진스”라는 것. 하이브와의 분쟁 중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경영과 프로듀싱의 통합과 분리’에 관한 소신도 밝혔다. 

 

민 전 대표는 “나는 둘을(경영과 프로듀싱을) 분리하면 이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회사를 차려서 돈을 벌고 싶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소송전을 거치며 소송비만 23억에 육박했다. 그는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 없었으면 어떻게 했지 돈이 없으면 못 싸우니까,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설명했다.

 

민 전 대표는 욕설을 섞어가며 발언을 이어갔다. “쥐어 패고 싶은데, 그러려면 나도 미친듯이 소송을 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소송도 대응도 못 한다. 천만 다행이다. 남편과 자식이 없는 것도 감사했다”면서 “그러니까 와 XX나 이거 이거야 겠다(싶었다)”고 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간 분쟁의 이유가 된 키워드도 하나씩 짚었다. “나는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 민 전 대표는 “이런 싸움을 못 하게 하고 싶었다. 누가 X맞아 줘야, 버텨줘야 과정이 생기는거다. 4월 22일부터 X맞으며 왔다. 나는 뭔지도 모르는데 찬탈을 했다고 하더라. 분위기 파악이 아예 안 됐다“고 하이브가 주장한 ‘경영권 찬탈 시도’에 관해 해명했다. 

 

소송 결과도 미리 점쳤다. “내가 이길 것”이라고 단언한 민 전 대표는 “왜 장담하냐면 죄가 없다. 없는 죄를 만들 수가 없다. 아무리 거짓말 하고 부풀려도 (이길 거다). 어떤 과정을 고치려면 그 X같음을 버텨야 한다. 겪으니 알겠더라”고 말했다. 

 

‘집순이’인 탓에 유흥을 즐기지 않았다며 “변호사들이 (보통) 법카에서 털려서 망신을 당할 우려가 많아서 백기 투항을 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 올 수 있는 건 털릴 게 없어서다. 이유를 만들어서 털고있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이건 희대의 사건이다. 내가 다큐를 꼭 찍을거다. 그래서 모든 과정을 다 밝힐 것”이라는 말도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여러분들은 기사의 일부를 봐서 모든 인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현혹되는 거다. 재판장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리니까. 시간이 걸리는 건 거지같지만 다 밝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분쟁을 계기로 이직한 민 전 대표에게 ‘취업사기’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컸다. “(취업사기를) 물으면 내가 빨리 시작하고 싶어서 그랬다. 이렇게 하면 빨리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덫에 걸린 것”이라고 답했다. 

 

청중의 탄식와 웃음을 이끌어내며 강연을 이끌어간 민 전 대표는 멤버들을 언급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하나님이 내가 감당할 만큼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우리 멤버들도 억울할 거다. 왜 회사를 나가고 싶겠나. 차곡차곡 쌓이다 확 터질 수 있다”고 뉴진스를 향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민 전 대표의 강연은 이날 오후 11시 10분까지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다. 강연 말미엔 뉴진스의 비공개 신곡 데모(미완성 음원)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현장에 자리한 청중 외에도 약 2만여 명의 시청자가 온라인으로 지켜봤다. 

 

한편,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 이사진은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유지는 가능하지만 대표직 복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 전 대표는 대표직 복귀를 원하고 있으며 어도어가 뉴진스와 남은 계약 기간인 5년 동안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맡기겠다고 했지만, 민 전 대표는 독소조항이 많다며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뉴진스 폄하, 민 전 대표에 대한 비방 등과 관련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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