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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QS+’… KIA 김도현이 광주에 수놓은 아트피칭

입력 : 2024-09-24 21:52:30 수정 : 2024-09-24 21: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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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흠 잡을 데 없는 한판이었다.

 

프로야구 KIA의 우완 투수 김도현은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 피칭을 수놓았다. 팀도 7-1 완승을 거두면서 그는 시즌 4승(6패) 신고에 성공했다.

 

더할 나위 없었다. 1회부터 탈삼진 2개를 쌓으며 기분 좋게 출발하더니 연신 삼성 공격을 잠재웠다. 양 팀 모두 순위가 결정되고 맞이한 경기라 삼성이 다소 힘을 뺀 타선을 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분명 훌륭한 피칭이었다. 실점 위기는 7회가 유일했다. 이조차도 중견수 김호령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수비가 더해져 르윈 디아즈에게 2루타를 내준 결과물이었다. 이 또한 문제없이 후속 타자를 정리하며 실점을 피했다.

 

강력한 무기인 패스트볼(42구)의 구위가 묵직했다. 이날 최고 구속 150㎞, 평균 구속 148㎞를 찍었다. 이 공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10개나 꽂으면서 타자와의 승부를 주도했다. 여기에 커브(25구), 슬라이더(10구), 체인지업(8구), 투심(4구)을 섞어 타자를 요리했다.

KIA 김도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커리어 첫 7이닝 소화다. 올해 기준으로는 6이닝도 채운 적이 없다. 한화 시절이던 2020시즌에만 두 차례 6이닝 피칭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빚었다. 긴 시간을 건너 1448일 만에 QS를 맛봤으며,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도달했다. 말 그대로 잊을 수 없는 하루다.

 

김도현은 “(한)승택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야수들을 믿고 던졌다. 도움도 많이 받고,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면서 좋은 피칭이 나왔다”는 흡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투구수가 적었지만 이닝을 더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프로 첫 7이닝을 던졌으니 더 잘 준비해서 다음에는 8이닝까지 던져보겠다”고 웃기도 했다.

 

굴곡진 커리어를 떠올리면 지금의 소중함은 배가 된다. 신일고를 졸업해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3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미래의 선발 자원으로 경험치를 먹던 그는 2022년 4월 KIA와 한화가 단행한 트레이드(이진영·김민우↔김도현)로 변곡점을 맞았고, 그해 8월 육군으로 현역 입대해 빠르게 군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군대에서도 야구를 놓지 않고 꾸준하게 몸을 만든 그는 올해 2월 전역하고 팀에 합류했다. 피땀 서린 노력의 결실로 유의미한 구속 상승을 얻었다. 곧장 함평에 합류해 자신의 능력치를 펼치며 코칭 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지난 5월 정식선수로 등록돼 1군에 발을 들였다.

 

KIA 김도현이 승리 투수로 경기를 마친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불펜으로 출발했지만 윤영철이 부상으로 빠진 7월, 대체 선발 중책을 부여 받았다. 만족스러운 ‘잇몸’이 돼줬다. 무너지는 경기도 있었지만, 등판을 거듭하며 성장했다. 이달 치른 3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중이다.

 

“군대에서 더욱 간절해졌던 것 같다. 야구 생각을 많이 했다”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본 그는 “올해가 너무 뜻깊은 시즌이다. 전역하고 이렇게 가을야구까지 가게 돼 굉장히 만족스럽다. 선발은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다. 팀에 부상이 생기면서 이렇게 됐는데 그저 팀에 보탬이 되는 것에만 중점을 뒀다. 그게 이뤄저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아직 끝이 아니다. 꿈만 꾸던 한국시리즈가 그를 기다린다. 그는 “아직 엔트리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다. 물론 선발로 들어가면 너무 좋다. (4차전전에 선발 등판하는) 상상만 해도 너무 좋다. 하지만 어떤 보직이든 맡겨만 주시면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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