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맞고, 오히려 편해졌다고 하더라고요.”
군 제대를 앞둔 시점. 많은 생각이 교차할 듯하다. 부푼 꿈을 꾸는 시기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1군 무대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클 터. 상무 야구단 전역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린 배경이다.
아쉽게도 사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조금은 쓴 복귀전을 맛본 이들이 꽤 많다. 좌완 투수 김택형(SSG)도 마찬가지다. 17일 잠실 LG전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3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결과만큼 과정도 좋지 않았다. 4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볼넷 2개를 연거푸 내준 뒤 문보경에게 3점짜리 홈런을 맞았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특히 5회엔 3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조금씩 감을 찾아가는 듯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김택형에 대해 “홈런 맞고 오히려 편해졌다고 하더라”면서 “(복무 기간) 감독도 바뀌었으니 자신을 더 어필해야 하지 않나.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다독였다.
올 시즌 유독 순위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불펜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SSG 불펜진엔 왼손 투수가 많지 않다. 21일 현재 김택형과 한두솔이 전부다. 고효준은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SSG가 상무 전역자들을 애타게 기다린 이유다. 김택형은 과거 마무리 등 필승조로 활약했다. 빠르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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