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예스문경이 와이어 투 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에서 예스문경(감독 양상국)이 의정부행복특별시(감독 이형로)에 2-1로 승리하며 종합전적 2승 1패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종일 경기답게 양팀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쳤다.
예스문경의 김일환 9단이 김동엽 9단에게 304수 만에 백 13집반승을 거두며 팀에 선제점을 안겼지만 곧바로 의정부행복특별시 유창혁 9단이 반격했다. 유창혁 9단은 예스문경의 일본 용병 나카네 나오유키 9단에게 238수 만에 백 6집반 승리로 전날 반집 패배를 설욕했다.
1-1에서 마지막에 등장한 선수는 챔피언결정전 2국에서 맞붙은 강훈 9단과 차민수 6단이었다. 초중반까지는 차민수 6단이 원사이드하게 국면을 주도하며 의정부행복특별시의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중앙 대마를 너무 심하게 몰아친 것이 화근이 되면서 강훈 9단이 역전에 성공했다. 강훈 9단은 우변 흑 두점(흑163)을 살리면서 잠시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차민수 6단이 제대로 응징을 하지 못하며 결국 315수 만에 강훈 9단의 흑 1집반 승리로 끝났고 예스문경의 창단 첫해 우승이 결정됐다.
마지막에 팀 승리를 확정지은 강훈 9단은 챔피언결정전 2연승으로 정규리그 2승 5패의 부진을 털어버렸다.
반면 유창혁 9단과 차민수 6단의 활약을 앞세우며 2019년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의정부행복특별시는 우승 일보직전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예스문경 양상국 감독은 “기적이 일어났다. 성원해주신 신현국 문경시장님과 문경시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1장부터 4장까지 선수들의 실력이 고르기 때문에 이번에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8년 동안 우승을 못했는데 이렇게 정상에 오르니 너무 기분 좋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우승의 주역 강훈 9단은 “초반 수순 미스로 절망적인 바둑이었는데, 중반 이후 차민수 사범께서 계가를 잘못하며 계속 양보를 해 미세한 국면이 됐고 마지막에는 반집이나 한집반 우세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접전 때는 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승패는 병가지상사’인 것 같다. 정규리그 때 워낙 부진한 성적이었는데, 챔피언결정전에 나올 수 있게 해 준 감독님과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 한 소속팀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고, 이 대회에서만 다섯 번 우승했는데 이상하게 시니어리그와 운대가 맞는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오전 아내가 16일 동안 입원 후 퇴원했는데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 아직 운이 살아있으니 집사람이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고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신생팀 예스문경을 챔피언으로 배출시키며 4개월의 장정을 마친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는 26일 시상식을 끝으로 이번 시즌의 막을 내리게 된다.
(주)인포벨이 타이틀 후원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공단이 재정후원했으며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이다.
김민지 기자 minj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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