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오후 6시 28번째 돛을 달았다. 개막식이 열린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일대는 이른 시각부터 국내외 영화팬이 몰려 영화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개막 시각이 다가오자 형형색색 조명이 무대를 감쌌다. 바다 바람이 부는 10월의 밤이지만 연인, 친구, 가족과 손을 맞잡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좋아하는 스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부산을 찾은 타 지역 대학생 무리부터, 매년 BIFF에서 공개하는 영화를 보고 있다는 영화 동호회, 짐을 채 풀기도 전에 여행 가방을 메고 줄을 선 외국인까지 하나같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영화의 전당에 입장했다.
이날 개막식은 배우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진행됐다. 공동 사회를 맡았던 이제훈이 지난 1일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으면서 불가피하게 부산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게 된 것.
이로써 박은빈은 BIFF 개막식 최초의 단독 사회자이자, 최초의 여성 단독 사회자로서 개막식을 꽉 채웠다.
올해 BIFF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 배우로 우뚝 선 송강호가 국내외 손님들을 맞는 호스트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다. 현재 BIFF는 인사를 둘러싼 내홍으로 이사장,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지도부 전체가 공석이다.
송강호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 ”제 영화 데뷔와 거의 비슷하게 시작한 영화제다. 이번엔 비상체제이지 않나. 마침 출연한 ‘거미집’ 행사들이 있었다. 야외토크도 있고, 무대인사도 있어서 어차피 내려가야하는데 제가 작은 힘이라도 된다면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20여년 동안 비약적으로 세계적인 영화 축제의 장으로 성장한 영화제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새로운 도약을 하려고 하지 않나. 힘을 보탤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봤다”라며 호스트 역을 맡은 이유를 전했다.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입은 송강호 외에도 국내외 별들이 화려한 드레스와 세련된 정장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걸었다. 배우 송중기, 이성민, 안재홍, 유승호, 한예리, 한효주, 전종서, 임수정, 정수정, 중국 배우 판빙빙, 일본 배우 미야자와 리에, 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 등이 자리를 빛냈다.
홍콩 영화 전성기의 큰 축을 담당한 주윤발도 부산을 찾았다.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그다. 지난 7월 코로나에 걸린뒤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가짜 뉴스에 휩싸였으나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해 팬들의 우려를 씻었다.
이번 BIFF는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총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BIFF의 대표 이벤트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의 올해 라인업도 공개됐다. 먼저 영화 ‘미나리’(2020)로 제93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액터스 하우스를 찾는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독전2’의 한효주, ‘화란’의 송중기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초청된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자 작가인 존 조 역시 부산에 왔다. 존 조는 할리우드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배우 중 한 명. 국내에선 ‘서치’(2018)로 사랑받았다.
5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KNN 시어터에서 존 조를 시작으로 6일 오후 6시 송중기, 오후 8시 윤여정, 7일 오후 8시 30분 한효주가 각각 관객을 만난다.
이 밖에도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 전 세계 OTT 콘텐츠로 영역을 넓힌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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