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시 중 평균 해발고도 톱
빛 공해도 낮고 접근성도 좋아
트래킹도 즐기는 '함백산'부터
목장 등 가족여행도 안성맞춤
도시에서 보기 힘든 은하수를 또렷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태백시다. 태백은 평균 해발고도 902.2m로 국내 도시 중 가장 높고, 빛 공해지수가 낮아 별 보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다. 여름에도 열대야가 없고, 7~8월 평균 기온이 23도인 고원지대다. 빛 공해도 낮고, 고지대까지 차로 접근하기도 좋다. 하늘이 맑은 날 차를 타고 조금만 이동해도 머리 위에 쏟아지는 별들을 만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은하수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함백산 트래킹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은하수’ 만나볼까
가을철 트래킹도 즐기고, 쏟아지는 별도 만나고 싶다면 ‘함백산 은하수길’로 향하자. 함백산 은하수 스폿은 태백선수촌에서 함백산 가는 도로변에 있어 심한 오르막길이나 험한 곳을 땀 흘리며 오르지 않아도 아름다운 은하수를 만날 수 있다. 인근에 오투리조트를 비롯한 5개 명소들이 있어 여행하기도 좋다.
은하수를 만나기 전, 낮에는 함백산(1573m) 트래킹에 나서도 좋다. 이곳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계방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돼 있어 오래된 주목이 수백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정상에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며, 두문동재에서 만항재까지의 고원지역에는 참나물, 누리대, 취나물 같은 산나물도 많다.
함백산뿐 아니라 태백 곳곳에 은하수 스폿이 많다. 태백시에서 추천하는 은하수 스폿은 함백산 은하수길(1312m)를 포함해 모두 7개소다. ▲오투리조트(996m) ▲스포츠파크(812m) ▲오로라파크(686m) ▲탄탄파크(742m) ▲구문소(540m) ▲태백산 당골광장(865m) 등이 여기에 속한다.
태백시는 7곳의 은하수 명소를 돌아본 뒤 ‘인증’할 수 있는 스탬프 투어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선보인 ‘은하수 여권’도 큰 호응을 얻었다. 태백시 은하수를 상징하는 캐릭터 ‘은뇽이’도 만들었을 정도로 은하수 여행에 ‘진심’이다.
◆가을철 정겨운 꽃이 가득… 야생화 트래킹 어때요
태백에서 가을 야생화를 만끽해보자. 밤에는 은하수가 가득하다면 낮에는 능선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곳에 야생화 군락지가 멋지다.
코스는 이렇다.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 분주령, 대덕산을 거쳐 한강발원지인 검룡소로 내려오는 코스(4시간30분)가 있다. 이 능선은 국내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로 꼽힌다. 반대로 검룡소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 두문동재로 나오는 코스도 있다. 검룡소에서 수아밭령, 금대봉, 분주령, 대덕산을 거쳐 검룡소로 다시 내려오는 원점회귀코스는 6시간 정도 걸린다.
검룡소는 태백 12경 가운데 하나로 신비한 검룡이 내뿜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오랜 세월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깊이 약 1m~1.5m, 넓이 약 1~2m에 이르는 암반이 구불구불 파여 물이 흐른다. 검룡소의 물은 사계절 9도 정도로 일정하고 주변이 암반으로 돼 있다. 곳곳에 이끼가 붙어 자라는 이유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가을 꽃으로는 지천으로 피는 ‘구릿대’가 대표적이다. 개미취, 각시취, 투구꽃, 진범, 놋젓가락나물, 까실쑥부쟁이, 산꿩의비름, 산비장이, 새며느리밥풀, 짚신마눌, 동자꽃 같은 재밌는 이름의 야생화도 기다린다. 정겹고 아기자기한 수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나 참매를 만날 수도 있다. 단, 야생화를 볼 수 있는 능선은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탐방할 수 있다.
◆아이들과 여행 중이라면… 몽토랑 산양목장·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살고 있는 목장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한다. 몽토랑 산양목장은 해발 800m의 청정자연 속에 자리했다. 목장과 초원, 하늘과 떠 있는 구름이 그야말로 그림 같은 곳이다.
이곳 목장은 자연 그대로 방목형 목장이다. 이렇다보니 산양들의 컨디션, 날씨에 따라 초지에서 양을 못 볼 수도 있다.
목장의 주인공 산양은 염소과 동물로 젖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된 가축이다. 토종 흑염소와 얼굴과 꼬리 모양이 다르며 사람을 잘 따르는 온순한 성격이다. 사람들에게 잘 다가오기도 하고, 사진 찍는 것도 능숙해 재미있는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목장 초지는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산양들의 공간. 때문에 산양의 배설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산양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애완동물은 출입할 수 없다. 판매된 먹이 이외의 먹이도 주면 안된다. 목장의 낭만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피크닉 세트도 판매한다. 영업시간은 9시 30분부터 20시 30분까지. 매월 2, 4째 주 월요일은 쉰다.
아이들과 함께 고생대를 주제로 한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박물관 주변에 고생대 퇴적침식지형과 삼엽충, 완족류 등 다양한 산출을 보이는 직운산층 등이 산재해 박물관 전시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살아있는 현장체험이 가능하다.
이곳 박물관에서는 ‘인간과 자연사의 공생, 고생대 보고 태백’이라는 주제로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신생대를 살펴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대략 90분 내외.
박물관 1층 주제관은 선캄브리아기부터 고생대 중기까지의 환경을 영상 및 체험공간으로 구성했다. 2층 주제관은 후기 고생대 환경복원과 중·신생대의 주요 동식물 등을 영상 및 디오라마로 연출했다. 소전시관에는 태백의 자연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파괴의 위험성을 소개하는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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