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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남아도는 쌀 … 품질 높이고 가루쌀 키워 소비 늘린다

입력 : 2023-07-03 18:07:55 수정 : 2023-07-03 18: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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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비 10년 새 10.5㎏ ↓
대형마트, 가격·식감별 진열
프리미엄 품종 매출 상승세
정부, 가루쌀 제품 개발 사업
농심·해태제과 등 15곳 참여

서구화된 식습관과 간소해진 식사로 매년 1인당 쌀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3년 67.2㎏이던 1인당 쌀 소비량은 10년 만에 56.7㎏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위기는 대형마트 매출 품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가 최근 올해 1∼6월 주요 품목의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쌀 소비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로 10위를 기록했던 쌀은 올해 엔데믹 영향으로 소비가 줄면서 14위까지 하락했다. 맥주(2위), 봉지라면(7위), 심지어 와인(9위)보다도 덜 팔린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쌀 소비 감소에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즉석밥 같은 간편식 수요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15위권 안에 없었던 빵이 올해 15위에 랭크된 점도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소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다양한 품목의 쌀이 고루 팔렸다면 이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양곡사업소와 양곡도매시장 중도매인조합이 최근 서울 시내 및 수도권 홈플러스, 농협 하나로마트, 다농 등 6개소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소비지 양곡동향을 파악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최성현 서울시공사 양곡사업소 차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쌀 매대에 고가부터 중저가, 저가 쌀이 고르게 진열돼 판매됐다”며 “하지만 엔데믹 이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인기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쌀, 가성비 브랜드쌀 등 고가와 저가 중심으로 매대 진열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인기제품을 제외하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쌀을 소비하려는 분위기에 마트들도 이에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마켓컬리는 최근 골든퀸·백진주 등 국내 프리미엄 쌀 품종의 판매량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골든퀸’ 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골든퀸 3호는 민간기업 시드피아가 20년간 연구, 히말라야 야생벼와 한국 재배 품종을 교배해 태어났다. 밥을 지을 때 나는 구수한 누룽지 향이 인기 포인트다.

같은 기간 마켓컬리에서 농촌진흥청과 안동시농업기술센터가 협업한 ‘백진주’,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동진’ 품종도 판매량이 38%씩 늘었다. 마켓컬리는 이같은 추세에 20여 종의 쌀을 식감에 따라 분류해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쌀’이 떠오르며 대형마트들도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도 5분도부터 10분도(백미)까지 원하는 분도에 맞춰 직접 도정해주는 도정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청량리점, 제타플렉스 잠실점, 광교점 등 16개 점포에서 50종 이상의 쌀을 선보이는 특화코너 ‘쌀가게’를 운영 중이다.

식품업계도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밀가루를 대신할 쌀가루를 개발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실제로 ‘가루쌀’을 활용한 상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는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로,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가루쌀은 과자, 튀김류뿐 아니라 맥주 원료로도 활용된다. 현재 파머스맥주가 이를 활용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루쌀 소비처를 확대하기 위해 ‘가루쌀 제품개발 사업’도 시행하는 중이다. 연간 200만 톤 수준인 국내 밀가루 사용량 가운데 10%를 오는 2026년까지 국산 쌀가루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이 사업에는 국내 식품사 15곳이 참여하고 있다. 농심, 삼양식품, 하림산업은 각각 가루쌀을 적용한 라면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태제과는 가루쌀을 넣은 ‘오예스’를 만들고, SPC삼립은 파운드케이크 등 가루쌀빵 연구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가루쌀이 기존 쌀 가공식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료로 보고 있다. 또 가루쌀 재배를 통해 밥쌀 재배 면적을 줄이고, 수급 균형을 통해 폭락하는 쌀값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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