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뛴다.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7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PNC파크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도 마찬가지. 8번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3도루 등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치렀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24에서 0.254(71타수 18안타)로 껑충 뛰었다. 피츠버그는 장단 12개의 안타를 때려낸 타선에 힘입어 8-1 완승을 거뒀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빠른 발’이다. 나갔다 하면 베이스를 훔치기 바쁘다. 이날 배지환의 첫 출루는 5회 말 이뤄졌다. 선두타자로 나서 초구를 공략,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후속타자 제이슨 딜레이의 희생 번트,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적시타로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선취점이었다. 2-0으로 앞선 6회 말 1사 2루 상황에서도 안타를 때려 내렸다. 후속타로 한 베이스 나아간 뒤 과감하게 3루까지 뛰었다. 끝이 아니다. 7회 말 2사 1,2루에선 내야 안타마저 생성했다. 2루 주자 로돌포 카스트로 더블스틸을 완성시켰다.
MLB 대도(大盜)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올 시즌 23경기서 1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2경기 당 1개 이상을 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빅리그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이는 존 버티(마이애미 말린스)다. 41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배지환 역시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타이틀은 무난히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추신수가 22개의 도루를 마크했던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경북고 출신의 배지환은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 미국으로 날아갔다.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끝에 지난해 MLB 무대를 밟았다. 역대 26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올해는 생애 첫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한때 시즌 타율이 0.206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금세 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배지환은 내·외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상대 배터리까지 흔들어놓을 수 있다. 기대치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배지환이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