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친숙한 자사 IP 활용
대회 방식 세분화 등 변화 시도
참신한 문제로 참가자들 호평
메타버스 채널 오픈 … 내달 본선
지난달 교육부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5년부터 초·중학교에 코딩 교육을 필수화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넥슨이 7년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NYPC(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라는 코딩 프로그래밍 교육이 조명을 받고 있다. 게임과 IT 사업을 영위하면서 근간이 되는 코딩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창의적인 미래인재 육성을 돕겠다는 넥슨의 취지가 마침내 빛을 발휘하는 셈이다.
교육부가 현행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진행하는 각각 17시간, 34시간의 정보 수업 시수를 모두 2배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면서 교육정책에 변화가 예고된 만큼, 넥슨의 NYPC를 비롯해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 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ICPC) 같은 경진대회에 대한 관심도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또한 이미 전 산업에 걸쳐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블록체인 같은 IT 신기술에 대한 쓰임이 잦아지면서 구직자들에게 프로그래밍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개발자를 꿈꾸는 자녀들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넥슨은 2016년 첫 NYPC를 도입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코딩’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청소년들의 흥미를 북돋우는 것도 사회공헌의 한 축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당시만 해도 코딩에 대한 전 국민적인 주목보다는 IT 분야와 게임 업종을 이해하는 일부에 국한된 소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넥슨은 특유의 뚝심으로 매년 NYPC를 개최했고, 산업계의 헤게모니가 게임 분야, 그리고 이와 연계된 코딩 프로그래밍으로 옮겨오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NYPC는 IT 업계가 주관하는 최초의 청소년 프로그래밍 대회다.
게임 산업을 향한 사회적인 인지도와 인식이 상향되고 코딩이 미래 핵심역량으로 자리하면서 NYPC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첫 대회에는 2500여명이 참가했고 이듬해부터는 4000명 이상 꾸준히 참여했다. 누적 인원은 3만 명을 넘었다. 대회와 더불어 준비되는 각종 부대 행사는 게임 기업다운 전문성이 가미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차세대 프로그래밍 인재들을 위해 코딩의 중요성과 비전, 진로를 얘기하는 ‘NYPC 토크콘서트’이 일례다.
넥슨은 NYPC를 기획하면서 코딩의 중요성을 쉽게 전파하는다는 개론을 세웠다. 일반 학생들의 접근이나 경험이 어렵다는 점에 집중했고,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넥슨의 게임 IP(지식재산권)를 이용했다. 이 중에서 넥슨이 오랜 기간 게임 제작으로 쌓아온 기술 분야 노하우와 이를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시뮬레이션 문제 출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덕분에 NYPC는 매년 독창적이고 참신한 문제를 출제하면서 참가자들에게 기억되는 대회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NYPC 수상 이력이 있는 윤교준, 송준혁, 변재우 학생은 과감하고 새로운 형식의 문제와, 코딩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재밌고 창의적인 문제들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제3회 15∼19세 부문 NYPC 우승자인 윤교준 군은 2020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친구를 통해 NYPC를 알게 됐고 그 해 금상을 수상했다. 이후 제3회 대회에 다시 나와 대상을 거머쥐었다. 윤교준 군은 “보통 정답이 없는 문제는 아주 어려워 문제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십상인데, NYPC에서는 코딩 경험이 부족한 학생도 깊게 고민하면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출제된다”며 “단순히 알고리즘만 이해하는 참가자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에게 더 큰 점수를 주도록 설계돼 있어 코딩을 좋아하는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준혁 군은 올해 카이스트 새내기과정학부에 입학해 내년 전산학부에 진학할 예정이다. 제5회 NYPC 15∼19세 부문 동상 수상자다. NYPC가 휴리스틱(Heuristic, 제한된 시간 내 정확한 값을 구하는 게 아닌 주어진 단서로 최적의 가까운 근사값을 묻는 형태) 문제를 출제하면서도 완성도가 타 코딩 대회에 비해 뛰어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6회 NYPC 12∼14세 부문 우승자 변재우 군(14·청명중)은 코딩의 진입장벽을 낮춘 문제를 경험할 수 있어 인상 깊었다고 한다. 변 군은 2021년 NYPC 본선 문제로 제시된 ‘하노이의 타워’를 그 사례로 꼽았다. 세 개의 기둥에 크기가 다른 원판들이 꽂혀 있을 때, 원판을 최소 횟수로 옮겨서 처음 상태에서 마지막 상태로 만드는 문제다. 원판의 개수가 많을 때와 적을 때 어떤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지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변 군은 “어려운 알고리즘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해결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생각이 필요했던 문제”라며 “다른 코딩 대회들은 문제의 지문이 딱딱하고 특정 알고리즘을 알아야만 용이한 문제가 많은 반면, NYPC는 사전 지식이 부족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풀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코딩 프로그래밍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자부심이 덧칠되면서 넥슨은 대회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올해 대회는 참가자들의 도전 기회를 늘리면서 본선 진출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더욱 공정하고 세심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기존 예선대회 방식을 라운드1과 라운드2로 개편했다. 온라인 절대평가로 끝난 대회 첫 라운드(8월 18일∼22일)는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게임 IP로 개발·운영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적용한 총 8개의 문제가 출제됐다. 두 번째 라운드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3일 양일 간 온라인으로 마쳤고, 3시간 내 문제풀이가 골자였다.
라운드 제도 외에도 넥슨은 변경된 대회 방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채널 ‘NYPC PARK’를 개설했다. 라운드2를 마친 후 내달 29일 오프라인 본선이 치러질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전경과 내부를 온라인으로 구현했다. 코딩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지닌 청소년들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넥슨이 만든 창의적이고 참신한 문제를 청소년들이 많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넥슨은 코딩 프로그램 본연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NYPC뿐만 아니라 소규모 코딩 대회와 플랫폼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코딩의 필수덕목인 논리력, 정보력, 컴퓨팅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제 컴퓨팅 사고력 경진대회 ‘한국 비버 챌린지 2018’을 공식 후원했다. 2017년 5월과 10월에는 각각 온·오프라인 알고리즘(코딩) 대회 ‘선데이코딩’을 보조했고,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엔트리’를 운영하는 커넥트재단에는 넥슨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IP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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