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송정은 기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p)를 올리는 사상 첫 ‘빅스텝’이 현실화 되며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2.25%로 0.5%포인트(p) 올렸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는 연속된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으로 위축된 시장 침체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길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빅스텝은 대출이자 부담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주택 매수심리는 하락해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주택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이러한 부동산 시장 침체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1주차 전국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4주째 보합세를 유지하던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상과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 등 다양한 하방 압력과 매물 적체 영향이 지속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강남구의 경우 고가주택이 많은 청담동과 도곡동의 매물이 적체되면서 하락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강남구뿐 아니라 서울내 신흥 주거벨트로 주목받는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지역에서도 주택 거래 적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시장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지면서 최근 66㎡(20평) 이하 1.5룸(방1개와 거실이 붙어있는 구조) 아파트 정도나 조금씩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안정성을 생각하는 추세가 더 강화돼 부동산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조치로 인해 시장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구매할 실수요자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물가는 상승하고 경기는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높은 대출이자를 감당하면서 대출로 집을 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와 저조한 주택거래 등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금리 인상폭이나 인상 횟수, 속도에 따른 변수는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 집값 거품이 걷어지고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아파트 가격이 내년 초까지 최고가 기준 30% 이상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그 정도로 떨어질 경우 지금처럼 저조한 매수세가 이어질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가격 안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세 대출 부담으로 인해 월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상가 등 월세 수익을 거두는 부동산의 경우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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