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 분야의 정점을 찍은 사람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포기하는 게 첫 번째, 그리고 챔피언으로서 누리던 혜택도 모두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킥복싱 세계 챔피언으로 입식 격투기에서 정상에 올랐던 오두석(38·5SRAR GYM)이 이제 MMA에서 그 길을 걷는다.
오두석은 오는 27일 잠실 롯데월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ARC 004에 출전해 신윤서(18·남양주 팀파이터)와 맞붙는다. 지난해 ROAD FC 057 이후 1년 3개월 만에 실전이다. 오두석은 “최근 경기가 없는 와중에 출전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가 많이 치러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대신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WBKF 킥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오두석은 MMA에서 새로운 도전 중이다. 스스로 평정했던 킥복싱 무대와는 달리 MMA에서는 3승5패. 챔피언이라는 포장과 어울리지 않지만 킥복싱과 무에타이 경력이 MMA에서 녹아들기만 한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평가다. 오두석은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하루라도 배움을 멈추면 도태되는 느낌이 있다. 도태되지 않도록 배운다는 마인드를 가진다면 더욱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일전. 상대와 나이 차는 20살이다. 자연스레 노장의 경험과 신예의 패기라는 구도가 형성됐다. 신윤서가 “상대를 빨리 만나서 눕히고 싶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오두석은 “나는 밑바닥에서 다시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이는 있지만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나이는 경기에 있어서 아무런 영향이 없다. 신윤서 선수가 체력이 좋다고 하는데 나 또한 체력으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신윤서를 넘고 그 다음 단계도 그려뒀다. 킥복싱 챔피언 출신에 그치지 않고 MMA에서도 정상까지 도달하겠다는 각오다. 오두석은 “나이 먹었다고 재미로 경기를 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전보다 발전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이유가 없다”며 “올해 체육관을 재정비하여 운영하고 경기를 많이 치러서 컨텐더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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