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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의 성공, 의사 역량에 달려

입력 : 2020-12-18 03:00:00 수정 : 2020-12-17 17: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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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 / 수술 정확도 높이는 로봇 / 집도의 경험·숙련도 중요

퇴행성 관절염으로 내원하는 환자 대부분은 수년간 관절염을 앓아왔다. 처음에는 관절을 사용할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중증이 되면 약간만 움직여도 아프고, 심지어 관절을 사용하지 않아도 통증이 이어진다. 인공관절 수술 치료가 요구될 만큼 심한 변형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이때 수술의 정확도를 더욱 높여 성공률을 높이는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로봇수술을 권하면, 몇몇 환자들은 되묻는다. ‘로봇이 수술하면 의사 선생님은 무엇을 하나요?’ 로봇수술에 대한 오해에서 생긴 의문이다.

SF영화 속 로봇은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존재다.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의료용 로봇도 사람의 힘을 넘어서는 능력이 발휘되고, 로봇이 혼자 알아서 수술하면 좋겠지만, 현재의 수술 로봇은 집도 중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조수의 역할을 담당한다. 숙련된 전문의가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서 섬세한 부분들은 의사의 손으로 직접 집도한다.

의사의 수술 경험과 숙련도에 의해 결정하던 정보들을 수치화하고, 3D 입체 영상으로 보여주며 수술의 결과를 향상시키도록 돕는다. 관절염으로 무릎이 손상된 상태는 환자마다 다르고 다리가 휘어진 각도, 인대의 장력 등도 모두 다르다. 로봇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집도의의 역량이며,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로봇과의 시너지가 더욱 발휘될 수 있다.

마코 로봇수술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수술 전 무릎 3D CT 촬영 결과물을 분석해 환자의 무릎 구조에 적합한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최소한의 뼈 절삭 범위를 정확하게 예측한다.

로봇이 1차 수술 계획을 세워 제시한다면, 이어 수술 당일 사전에 확인되지 않는 인대, 힘줄 등 실제 환부 상태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확정하는 것은 집도의의 몫이다.

집도의가 인대나 힘줄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다리 축의 변화를 적용할 때 등 움직임에 따른 결과값을 로봇에 연결된 모니터에서 3차원으로 확인하고, 수치화된 수술 계획을 수정한다. 환자의 전체적인 관절범위에서 무릎의 밸런스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숙련도가 진가를 발휘한다.

고관절부터 발목에 이르는 다리 축의 정렬은 의사와 로봇의 협업을 통해 한층 정확해진다. 다리 축은 고관절, 무릎 관절, 발목 관절의 중심을 잇는 선인데, 수술 후에 연골 손상과 관절염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다리 축을 정확히 맞춰 변형을 교정해줘야 한다.

일직선상에 놓여야 체중부하가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으며,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로봇은 수술 과정에서 의사의 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의 측정 값을 모니터를 통해 살펴보고 축의 각도를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뼈를 절삭하는 과정에서도 로봇이 정확도를 높여 치료 계획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집도의가 로봇 팔을 잡고 수술 부위가 보이는 모니터를 확인하며 최소한으로 뼈를 다듬는 정교한 절삭이 이뤄진다. 이 때 정해진 수술 범위 밖으로 절삭이 이뤄지지 못하게 막는 안정장치가 있어 최소한의 뼈만 정확히 깎아내고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이상훈 창원힘찬병원 병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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