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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 ”고개 들지마!” 호통… 노시환 ‘홈런’ 뒷이야기

입력 : 2020-05-22 05:05:00 수정 : 2020-05-22 1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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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권영준 기자] “스윙할 때 고개 들지 마! 고정해 놓고 방망이를 돌려야지!”

 

한화의 ‘기대주’ 노시환(20)이 마음고생을 털고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노시환은 지난 21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치른 KT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7-3으로 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소형준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2B-2S에서 5구 연속 파울을 만들어내며 집요한 승부를 펼쳤고, 결국 10구째 131㎞ 슬라이더를 결대로 밀어쳐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노시환은 최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1군 출장 기회를 잡았다. 큰 기대 속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실망감이 더 컸다. 지난 17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19~20일 KT전까지 3경기에서 7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 19일 KT전에서는 1안타를 기록하긴 했으나, 4삼진의 굴욕을 당했다.

 

4삼진의 충격은 컸지만,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20일 KT전을 앞두고 특훈에 돌입했다. 경기 전 베팅게이지 타석에 들어서자 김성래 한화 타격 코치가 다가왔다. 노시환이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 “고개!”를 반복했다. 김성래 코치는 노시환을 붙잡아 두고 “스윙할 때 자꾸 고개가 들린다”라며 “고개가 들리면 변화구 공략이 어렵다. 고개를 고정해두고 스윙을 해야 한다”고 지도했다.

 

노시환은 입단 이후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고졸 신인에게 이러한 기대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타석에서 힘이 잔뜩 들어간다. 고개가 들리는 이유도 과도하게 힘을 주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헤드 업이 된 상태에서는 빠른 직구 대처도, 떨어지는 변화구도 제대로 공략할 수가 없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다행히 노시환은 성격이 당차고 밝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체중을 8kg이나 감량하며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이날도 김성래 코치의 지도 속에 타격 훈련을 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래 코치도 “그래, 그렇지, 그렇게 해야 하는 거야”라며 힘을 실어줬다. 노시환은 타격 훈련 후에도 선배들과 함께 스윙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지속해서 자신의 스윙을 체크했다.

이날 홈런 장면은 전날 김성래 타격 코치와 훈련한 그 타격 자세 그대로였다. 홈런 후 중계방송에 잡힌 김성래 타격 코치의 표정에서 훈련의 성과가 그대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 홈런으로 KT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노시환은 이제 20살의 프로 2년 차 신예 선수다. 여전히 변화구 약점이 있다. 선구안 능력도 키워야 한다. 한화 타선의 미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이처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꾸준하게 노력하면, 그 성과는 분명히 나타난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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