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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30 03:00:00, 수정 2019-01-29 19:22:22

    뜨끈한 곰치국·속이 꽉 찬 대게… 겨울 더 특별한 울진의 맛

    야들야들 칼칼한 곰치국 한사발 먹고 ‘핫’한 후포항서 대게·방어·문어까지 자연용출 덕구온천 즐기며 여유 만끽
    • [정희원 기자] ‘겨울바다 여행이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을 깨뜨려준 곳이 경북 울진군이다. 짙푸른 동해바다가 넘실거리고, 먹을 거리가 넘쳐난다. 뜨거운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에서는 겨울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에서 울진까지 가려면 자가용이나 버스를 타는 게 편리하다. 4시간 반 정도면 울진에 닿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KTX를 타고 강릉까지 간 뒤, 환승해 버스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더 가면 된다.

      울진 북단의 죽변항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바닷길 사이로 어선들이 죽 늘어져 있다. 크고 작은 작은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줄지어 있어 어항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우성식당에서는 울진 특산물 곰치국을 만날 수 있다. 칼칼한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곰치를 텀벙텀벙 잘라 끓여낸 국물요리다. 사장님이 들어 올려 보여준 곰치는 재밌게, 하지만 익숙치 않게 생겼지만, 해장에는 그만이란다.

      곰치는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꼼치’가 표준어다. 곰치, 물텀벙, 물곰 등 지역별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못생긴 물고기로 버림받았는데, 이제는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귀하신 몸’으로 등극했다.

      곰치는 살이 다른 생선과 달리 야들야들해 먹는 재미를 준다. 뽀얀 속살이 그대로 내려가 쓰린 속을 살며시 어루만져 준다고 한다. 곰치국은 원래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업에 나선 뱃사람들에게 든든한 한 끼이자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이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덕구온천을 향해 간다. 죽변항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덕구온천 뒤로는 해발고도 999m의 응봉산이 자리잡고 있다. 이 주변으로 온천리조트가 있는데, 온천에 들른 손님들은 입욕하기 전 응봉산을 짧게 트래킹하기도 한다. 산책로처럼 이어지는 등산로는 ‘소풍’온 듯한 기분을 준다.

      이번에는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까지 다녀오는 산책형(8㎞) 코스를 따랐다. 산행 내내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느껴진다. 평탄한 길이 그리 어렵지 않아 덕구온천 리조트에서는 담당자가 아침마다 관광객을 모아 이곳으로 산책을 온다.

      덕구계곡에 들어선 지 오래지 않아 선녀탕과 용소폭포를 만났다. 계곡의 낙차가 폭포 급은 아니고 고인 물이 깊은 모양새다. 여기서 1시간 정도 더 걸으면 원탕에 도착한다. 올라오는 내내 얼어있던 계곡은 섭씨 43도 온천수 효과로 이 곳에서 녹아 흐른다. 원탕 아래 설치된 족탕에 발을 담가보자.

      온천수는 파이프라인에 실려 덕구온천으로 들어간다. 올라오는 내내 보이던 수로관이 바로 온천수 통로다. 덕구온천은 인위적으로 땅을 파서 모터로 뽑아내지 않은 ‘자연용출’ 온천이다. 하루에 약 2000t의 온천수가 솟아오른다. 트래킹 후 하산해 내려오면 온천 앞에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고양이들이 여행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후 즐기는 온천이 ‘백미’다.

      최근 울진군의 ‘핫플레이스’는 울진군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는 후포항이다. 항구 고유의 정취와 활력이 넘치는 국내 최대의 대게잡이 항구다. 얼마 전부터 ‘백년손님’ 등 방송을 통해 조명되며 확 떠올랐다.

      후포항의 원조 명물은 ‘대게’다. 임금 수라상에 올랐다는 대게는 찬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는 2월에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대게철, 후포항 어판장에서는 아침마다 연근해에서 잡아온 울진대게를 경매하는 풍경으로 활기가 넘친다. 왕돌초 광장에서 첫 번째 집, ‘왕돌수산’에서 통통한 대게 다리를 한입 베어무니 달달하고 감칠맛 나는 바닷내음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대게 생산량 1위인 울진은 대게 원조마을로 통한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는 고려시대부터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로 자리잡았다고 전한다. 요즘으로 따지면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 일대가 ‘원조 마을’이다.

      대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찜통에 10~15분 정도 쪄낸 대게 다리를 부러뜨려 당기면 하얀 속살이 나온다. 게 뚜껑을 열어 뜨끈뜨끈한 밥과 비벼먹는 게장도 별미다. 이뿐 아니라 울진 특산품인 방어와 문어를 즐길 수 있다. 울진에서는 대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울진 붉은대게(홍게)와 소스를 넣고 끓인 ‘게짜박이’도 별미다. 이를 졸여 밥에 비벼먹는데, 칼칼한 푸빳퐁 커리 느낌이 나면서도 한국적이다.

      최근에는 바닷길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보면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한 경관을 자랑한다. 유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신발에 덧신을 신고 걷다보면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 서서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북면 나곡리에 위치한 나곡 바다낚시공원을 찾아보자. 탁 트인 동해바다와 이를 가로지르는 잔교, 뾰족뾰족 서있는 해안절벽의 조화가 근사하다. 낚시 이용료로 5000원을 받는 유료낚시터지만 손맛이 좋아 인기다.

      한편, 울진군 후포항 왕돌초광장에서는 고소하고 달콤한 대게의 참맛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2019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내달 28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축제 장소인 왕돌초광장에는 대게 홍보전시관 등이 설치돼 울진대게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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