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세스 후랭코프(30·두산)가 다승 1위의 존재감을 나타내며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후랭코프의 호투를 앞세운 두산은 반격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두산 선발 투수 후랭코프는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SK와의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5피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150㎞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와 140㎞ 중후반대의 투심과 커터 그리고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홈런 공장’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KBO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후랭코프는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후랭코프의 어깨는 무거웠다. 두산은 전날 1차전에서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힘겨운 경기 끝에 3-7로 패했다. 향후 한국시리즈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2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8경기에 등판해 18승3패 평균자책점 3.74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5위에 오르며 두산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후랭코프는 특명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다부진 각오는 투구 내용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후랭코프는 이날 117개의 공을 던졌다. 개인 한경기 시즌 최다투구였다. 지난 9월12일 사직 롯데전에서 112개의 공을 던진 것이 종전 기록이었다. 그만큼 이를 악물었다. 내용도 위력적이었다. 이날 삼진 10개 역시 개인 한경기 시즌 최다 탈삼진이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27일 잠실 롯데전에서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후랭코프의 특명은 중심 타선을 잠재우는 것이었다. SK는 전날에도 홈런 2방을 몰아치며 두산을 무너트렸다. 실투 하나에 경기 항뱡이 달라질 수 있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고, 후랭코프는 그것을 이행했다. 장타력이 있는 한동민을 시작으로 최정, 로맥, 박정권, 이재원까지 라인업 2~6번 타자를 상대로 단 1안타만 허용했다. 그리고 이들을 상대로 삼진 9개를 뽑아냈다.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꽁꽁 묶었다는 뜻이다.
사실 후랭코프는 정규리그 이닝 소화 능력이 단점이었다. 8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없었다. 이날은 달랐다. 이날 역시 6회 2사 후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7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었다. 물론 단기전 특성상 7회 이후 마운드를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것만으로도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120% 수행한 것과 다름없다.
하이라이트는 6회였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후랭코프는 최정을 상대로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더니, 로맥과 박정권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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