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이번 가을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김현수(30·LG)의 얘기다. 팀이 5위 싸움에서 슬슬 밀려나는 나기 시작하면서 김현수의 부재는 더없이 안타깝다.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거의 매번 가을야구 맛봤지만 이번 시즌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현수에게 조용한 가을은 어색하다. 김현수는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2007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두산에 몸담으며 단 두 시즌을 제외하고 7회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 가운데 2015시즌엔 생애 첫 우승 반지를 끼기도 했다. 이 정도면 가을남자로 부를만하다.
마지막 가을은 뜨거웠다.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가기 전인 2015시즌 두산에서 9월과 10월 각각 타율 0.333, 0.357로 가을야구로 가는 길목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삼성과의 한국시리즈(5차전) 동안 타율 0.421(19타수 8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형편이 말이 아니다. 와일드카드전을 치를 수 있는 5위권 입성에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LG가 김현수의 부재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불행의 씨앗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회에서 총 6경기에 출전해 20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3삼진이란 초라한 기록을 남기며 금메달을 땄어도 즐거워할 수 없었다.
부진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대회에서 돌아와 첫 KBO리그 경기인 9월4일 KT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려 26일 현재까지 1군에 오르지 못하며 9월을 통째로 날릴 판이다. 부상 전 10경기에서 타율 0.405(42타수 17안타) 11득점 1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빈자리는 더 아쉽다.
LG는 박용택과 오지환이 활약으로 15일까지는 7승4패를 거두며 잘 버텼지만 이후 1승8패로 패배에 익숙해지고 말았다. 그 사이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돌아왔지만 물방망이로 오히려 공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김현수가 더욱 그리워지는 대목이다.
이제 10경기도 남지 않았다. 김현수의 복귀는 늦어지고 있고 어쩌면 가을에 초대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남은 경기에 복귀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최선이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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