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안동·김승일 기자〕지난 9일 휴일을 맞아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 중고차 매매사이트 ‘중고차00’를 찾은 경북 안동의 권모씨(45·상업). 평소 필요했던 차량이 시세보다 80% 이상 싼값에 나와 있어 계약금을 입금하려고 광고에 등록된 전화로 딜러와 통화했다.
그러나 권씨는 “이 딜러가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계약금 입금을 거부하다가 결국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라며 “결국 허위, 미끼매물에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마음만 상했다”라고 허탈해 했다.
권씨는 이 사이트 말고도 다른 수십 개 사이트를 다 들여다봤지만 모두가 하나같이 허위, 미끼매물들을 올려놓고 고객을 유인하는 딜러들로 가득 차 있어 중고차 사기가 두렵기까지 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얇아진 지갑 탓에 중고차시장을 찾는 서민들을 허위, 미끼매물로 현혹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관련 규정 강화 및 경찰 단속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중고차 매매사이트의 경우 허위, 미끼매물 광고행위를 ‘등록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며 책임 및 법적고지사항이라는 짤막한 문구하나로 사전 심사 없이 마구잡이 등록해 주고 있어 위법행위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허위, 미끼매물을 등록해놓고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들을 감금, 협박, 갈취한 중고차 딜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되는 등 허위, 미끼매물 유인행위는 사회문제화 됐다.
그러나 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는지 점검, 단속에 나서야할 경찰마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손길을 놓고 있는데다 이를 비웃듯 유사한 수법의 불법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동일 유형의 서민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수십여 개의 중고차 매매사이트 대부분에 접속해보면 시세의 20%에 불과한 싼 값에 고급 차종들이 홈페이지 첫 장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번호가 동일한 차량을 서로 다른 딜러들이 천차만별의 가격으로 등록해 놓거나 각 사이트마다 수십 명의 딜러들이 같은 차량을 광고 등록해 놓고 정작 중고차가 필요한 서민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전화 한 통화면 쉽사리 허위, 미끼매물임을 알 수 있는 중고차사이트가 범람하고 있지만 경찰 등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 범법행위에 노출되는 서민 피해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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