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의 아버지 장호철(왼쪽)씨가 16일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 경기장을 찾아 딸을 응원하고 있다. 오른쪽은 남동생 장유성씨.베이징=연합뉴스 |
장미란의 아버지 장호철(54) 씨는 딸이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서자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체육관 오른편 관중석에서 “미란아, 화이팅! 고생했다”며 손을 흔들었다. 이에 장미란 역시 아버지를 찾은 듯 관중석을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지난 4년간 딸의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뒷바라지 한 보람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시상식을 감격스럽게 지켜본 뒤 입을 연 장호철 씨는 “바벨이 매우 무겁기 때문에 일말의 불안함은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해주리라 믿었다. 딸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흥분된 어조로 소감을 밝혔다.
장 씨는 특히 경기 전 날 꾼 꿈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미 꿈에서 미란이가 금메달 따는 것을 확실하게 봤다”는 것. 그는 이어 “인상에서 세계신기록을 깨고, 용상에서 금메달을 굳혔다. 용상이 끝나기 전 꿈을 깼지만, 미란이의 우승을 점지해 준 것이라 믿었다”며 지난 밤 좋은 징조를 시원하게 쏟아냈다.
그 동안 딸의 고생을 곁에 보면서 베이징에서 세울 기록도 거의 알 수 있었다고도 했다.
장 씨가 예상한 장미란의 기록은 인상 140kg과 용상 190kg. “인상은 정확하게 맞았다”는 그는 “용상 기록은 생각보다 조금 낮았는데 언제든지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 다음에 할려고 그러나보다”면서 활짝 웃었다. 이젠 딸의 올림픽 2연패를 눈으로 보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었다. 한편, 장 씨에 대한 경기 진행 요원들의 과도한 제지는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시상식 직후 딸을 만나려는 장 씨를 강하게 가로 막은 진행 요원들은 이에 장 씨가 딸의 손이라도 잡아보려고 관중석 맨 밑 난간에 기대 팔을 뻗자, 불과 4∼5m 앞에 있는 장미란을 곧바로 기자회견실로 데려나가 상봉을 무산시켰다.
베이징=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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