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중 시대,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10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 참석해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일구대상은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가 1996년부터 매해 한국야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허 총재는 지난 2017년 KBO 야구발전위원장 시절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허 총재는 경남고와 고려대를 졸업해 한일은행에서 활약한 선수 출신이다. KBO리그 출범 이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면서 해박한 야구 지식과 친근한 입담을 통해 ‘국민 해설가’로 불렸다.
마이크를 내려놓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바로 행정가 변신이다. 2022년 3월 야구인 최초 KBO 총재에 선임된 그는 프로야구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피치클락, 수비 시프트 제한 등 규정 대변혁을 주도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 동원을 일궈낸 주역이기도 하다. 또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3년간 1350억원에 달하는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맺는 등 프로야구의 산업화 시대를 활짝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 지도자, 해설위원 등을 두루 오간 그의 행정가 면모가 빛난 순간이다.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허 총재의 일구대상 선정 이유에 대해 “한국야구를 이끄는 KBO 수장이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며 “책상 위에서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현장을 파악하고 근본 시스템에 칼을 대는 결단력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일구대상을 거머쥔 허 총재는 “이 상은 내가 아닌 한국야구에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프로야구 구성원 전체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프로야구가 천만 관중 돌파 및 No.1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저변 확대, 국제무대 경쟁력, 인프라 확충, 지도자의 자질 향상 등 리그의 당면과제를 두고 ‘외화내빈’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 허 총재다. 그는 “한국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무엇인지 항상 걱정스럽다. 여전히 갈 길이 정말로 멀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야구계 모두가 힘을 합쳐 계속해서 천만 관중을 유지하고, 또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전·현직 야구인이 총출동해 일구상 시상식을 빛낸 가운데 롯데 내야수 손호영이 의지노력상을, 두산 투수 김택연이 신인상을 들어 올렸다. 이어 최고 투수상 및 타자상의 영예는 각각 삼성 투수 원태인, KIA 내야수 김도영에게 돌아갔다.
청담=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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