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의 보물입니다.”
골밑을 지배한 팀이 웃었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이 5일 홈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하나은행전에서 62-48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아산 원정부터 이어진 3연패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리바운드 차이가 주효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리바운드 40개를 기록한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32개에 그쳤다. 신인 포워드 홍유순(179㎝)과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주전 센터 타니무라 리카(185㎝)가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이 둘은 각각 리바운드 10개, 11개를 따내며 팀의 승리를 크게 도왔다. 도합이 21개다. 이 가운데 홍유순은 14점·10리바운드를 마크했다. 프로 데뷔 후 1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첫 더블더블 및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달성이다.
경기 후 신한은행의 이시준 감독대행은 “지난 2라운드 당시 하나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안 됐던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수비 쪽에서 선수들이 너무 잘 이행해 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수훈선수로 꼽힌 홍유순을 향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팀의 보물”이라고 운을 뗀 뒤 “한국여자농구에 있어 큰 힘이 될 선수이기 때문에 성장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선수 본인도 워낙 성실하고, 마치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에 나고 자란 재일교포 4세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택을 받았다. 그 기대에 걸맞게 지난 1일 KB국민은행과의 청주 원정경기에서도 8점 9리바운드를 올렸고, 이날 또 한 번 맹활약을 펼쳤다. 다만 시즌 초에는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를 떠올린 사령탑은 “지금은 다르다”며 “벤치에서 믿고 투입하면서 출전 시간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선수도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듯싶다”고 진단했다.
이날 취재진 인터뷰에 통역과 함께 참석한 홍유순 역시 “입단 초와 달라진 게 있다면 역시 자신감 차이”라며 “우리 팀의 공격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내가 해야 할 역할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더블더블 활약과 관련해서는 경기가 끝나고 뒤늦게 알아채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언어 장벽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이날 인터뷰 역시 대부분 통역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홍유순은 “코트 위 동료들과의 호흡이나 소통에 있어 아직 어려움이 있는데, 프로 입단 후 가장 큰 힘들었던 부분”이라면서도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배워가고 있다”고 밝혔다.
태극마크가 꿈이다. 향후 목표를 묻자, 통역의 힘을 빌리지 않은 채 수줍은 목소리로 “국가대표”라고 했다. 사령탑의 기대처럼, 홍유순이 신한은행의 보물을 넘어 한국여자농구의 미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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