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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식 가족’ 황인엽 “불사조 같은 조인성 보며 꿈 키웠죠”(인터뷰②)

입력 : 2024-12-05 08:15:00 수정 : 2024-12-04 22: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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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식 가족’ 황인엽이 선배 조인성을 향한 무한하고 절대적인 팬심을 내비쳤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으로 우기며 10대 시절을 함께했던 세 남녀가 10년 만에 다시 만나 첫사랑의 떨림을 펼치는 내용의 청춘 로맨스를 그렸다. 각기 다른 사랑의 의미를 짚으며 진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지 되새기게 했다.

 

 극 중 황인엽은 겉보기엔 아쉬울 게 하나 없어 보이지만 어릴 적 가족의 불행이 자신의 탓이라는 죄책감을 가진 김산하를 연기했다. 가족으로 인한 상처만큼 가족을 향한 사랑도 넘쳤다. 표현은 부족하지만 누구보다 따듯한 ‘겉바속촉’한 인물의 전형을 보여줬다. 강해준 역의 배현성과는 티격태격한 브로맨스를, 윤주원 역의 정채연과는 남매로 시작해 연인이 되는 입체적인 변화를 그려냈다. (인터뷰①에 이어)

 

 첫 만남에선 서로 눈도 못 마주치던 세 사람은 어느새 ‘찐친’이 됐다. 촬영지였던 경주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I의 성향들이 모여 서로 힘들고, 싫어하는 일들을 피하고 배려하며 더욱 돈독해졌다. 말하지 않아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의 만남에 진짜 가족 같은 우정이 생겨났다.

 

 현장에서 황인엽은 ‘산하’로 불렸다. 하지만 황인엽은 주원과 해준의 본명인 ‘채연’, ‘현성’으로 불렀다고. 극 중 이름으로 부루지 않아도 이미 해준이가 현성이 같고, 채연이가 주원이 같았기 때문이다. 멜로 감정신이 생겨나자 웃음도 나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적 교류도 진하고 깊어졌다.  

 

 배현성은 수준급의 농구 실력에 사투리까지 소화해야 했다. “(배현성은) 해내야 할 게 많았는데, 감정이 너무 좋아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특히 엄마, 아빠와의 관계에서 아픔을 롤러코스터처럼 표현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존경스러웠다”고 바라봤다. 

 

 만일 황인엽과 배현성이 각자의 캐릭터를 뒤바꿔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그는 “안그래도 그 이야기를 했었다”며 “그럼 현성이가 표현하는 것과 전혀 다른 강해준이 나왔을 것 같다. 어쩌면 조금 더 까슬까슬한 느낌이 나지 않았을까. 현성이가 가지고 있는 외적인 모습과 내가 다르니까 날카로운 질감이 났을 것 같다”고 상상했다.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학교에서 혹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예상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부모님과 ‘겨울연가’, ‘가을동화’, ‘아름나운 날들’ 등 드라마를 많이 봤다. 드라마가 그렇게 재밌다는 걸 그때 알게 된 것 같다”였다. 사춘기 때는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에 푹 빠졌다. 조인성을 따라 걸음걸이도, 제스처도, 스타일링도 맞췄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롤모델 조인성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모델 출신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시기는 다르지만 조인성과 황인엽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꿈 많은 소년이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 황인엽은 모델 출신 조인성의 길처럼 모델로 먼저 데뷔했다. 배우가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닿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

 

 조인성이 출연한 드라마 중 하나를 꼽아달라고 부탁하자 단번에 ‘괜찮아 사랑이야’를 답했다. “대사가 너무 좋고 선배님이 너무 멋있다. 오롯이 선배님만의 바이브가 있는데, 그게 너무 아름답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아직 조인성을 만나보지 못했다는 그는 “만나고 싶지 않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전설 속의 인물, 불사조 같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최근 팬 소통 플랫폼 하이앤드에 합류해 팬들과의 소통도 강화했다. 그 안에서는 ‘반모(반말모드)’를 사용한다. 다정하고 표현도 말도 많은 ‘인간 황인엽’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사인 할 때도 그렇고 모든 말에 마침표 대신 하트를 붙인다. 그래서 하이앤드는 하트 천지”라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노래도 불러주고 TMI도 마구 날린다. 쑥스러움이 많아서 말로 표현하곤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초코파이밖에 없다’는 문장을 언급한 그는 “말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이니깐, 표현도 자주 한다”고 답했다. 

 

 외향적이던 성격은 연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바뀌어갔다. 대기하고 인물을 구축하며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생긴 변화다. 그는 “외부로부터 에너지 받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연기하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졌다. 점점 말수도 줄어갔다”면서 “상상 많이 하는 N의 성향이 있었는데, 현장에서는 현실감이 더 필요해서 S의 성향이 생겼다. F지만 함께 작업하며 확실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ISFP로 MBTI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일이 없을 땐 조금 더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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