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이 영글어 간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4일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김혜성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수요일 정오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공시될 예정이다. 그가 MLB 팀과 계약할 수 있는 기간은 30일”이라고 전했다. 공시 시점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정오, 한국시간 기준 5일 오전 2시가 될 전망이다.
공시가 이뤄지면 김혜성은 MLB 30개 구단 전체와 입단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포스팅 기간은 공시 다음 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 오후 5시까지다. 다음 해 1월 4일이 김혜성의 계약 데드라인이 됐다.
2024시즌 출발을 앞두고 일찌감치 선언했던 김혜성의 MLB 도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셈이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 지명을 받은 김혜성은 올해 자신의 KBO리그 8번째 시즌을 마치며 포스팅 자격인 7년의 등록일수를 채웠다. 일찌감치 원소속구단 키움의 동의를 받아둔 그는 지난 6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속해있는 CAA스포츠와도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기도 했다.
부담감 속에서도 올해 타율 0.326(509타수 166안타) 11홈런 75타점 30도루 등으로 KBO리그 최고 2루수 명성을 증명했다. 통산 성적도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211도루 등으로 화려하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게 유격수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업적도 가지고 있다. 올해도 역시 2루수 황금장갑의 유력한 후보다.
미 현지에서는 김혜성의 행선지로 꾸준히 시애틀 매리너스를 언급하고 있다.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애틀이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며, MLB닷컴의 칼럼니스트 마크 페인샌드도 김혜성을 “시애틀에 적합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애틀은 그동안 꾸준히 스카우트를 파견해 김혜성을 관찰한 구단 중 하나다.
행선지는 물론이거니와 그가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을 따낼지도 관심사다. MLB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김혜성은 MLBTR이 선정한 자유계약선수(FA) 상위 50명 중 26위에 이름을 올렸다”며 “3년 2400만달러(약 339억원)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강정호(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 김하성(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202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은 5번째 빅리거 등장 초읽기에 들어간 ‘MLB 사관학교’ 키움도 김혜성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의 이적 시 키움이 챙길 이적료 때문이다.
MLB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한국 선수를 영입하면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해당 선수의 원소속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에 따라 키움은 김혜성의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면 총금액의 20%를, 50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500만달러와 2500만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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