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김준우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나은 내일을 그리고 있다.
김준우가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통곡의 벽’으로 떠올랐다. 1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1.024개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 3위를 달리고 있는 베테랑 최민호(현대캐피탈·세트당 0.784개)와 신영석(한국전력·0.744개)과의 격차도 크다.
이 추세면 김준우는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정규리그에서 블로킹을 세트당 1개를 넘긴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쉽지 않은 기록이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총 20시즌 동안 세트당 블로킹 1개를 넘기며 타이틀을 거머쥔 사례는 2006~2007시즌(당시 30경기)의 방신봉(당시 LIG손해보험)이 유일하다. 세트당 0.9개를 넘긴 사례도 2010~2011시즌 방신봉(세트당 0.917개) 이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1’의 벽은 크다. 김준우 “시즌 초반부터 블로킹 감각이 좋다”며 1의 벽을 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떡잎부터 달랐다. 성지고 1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남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스피드와 점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홍익대에 진학해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덕분에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첫 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얻은 그는 곧바로 팀 주전을 맡았다. 35경기(127세트)에서 203득점을 하며 블로킹 6위(세트당 0.543개)에 올랐다. 안정된 기량을 펼친 덕분에 신인선수상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2년차 징크스도 없었다. 지난 시즌 왼 발목 부상이 그를 가로막았지만, 29경기(109세트)에 출전 블로킹 2위(세트당 0.633개)에 오르면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에는 속공성공률(56.67%)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삼성화재의 주축으로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명가 부활에 목마르다. V리그 남자부 역대 최다인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 통합우승 5회, 정규리그 1위에 7번이나 오른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2017~2018시즌 이후 봄배구에 진출한 적이 없을 정도로 최근 침체기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성공적인 리빌딩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 레전드 출신 김상우 감독을 중심으로 팀 전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단 역시 올해 2월 김상우 감독과 3년 재계약을 하며 힘을 실어줬다.
구심점에는 김준우가 우뚝 서 있다. 김준우를 선봉으로 김재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상대 공격을 막고 최근 상승세인 아시아쿼터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 김정호 등의 활약이 이어지면 삼성화재의 짜임새는 더 튼튼해질 수 있다. 외국인선수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등록명 그로즈다노프)마저 컨디션을 회복하면 더 무서워질 수 있다.
반등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승점 15(4승7패)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아직 팀 전력이 100%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봄 배구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김준우를 중심으로 내일을 바라보고 있는 삼성화재가 명가 재건에 시동을 켤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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