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드라마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tvN ‘선재 업고 튀어’와 ‘정년이’에겐 공통점이 있다. 인기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웹툰이나 웹소설은 제일 먼저 살펴봐야 할 콘텐츠의 화수분 역할을 하고 있다. 웹툰을 각색해 제작하는 드라마의 성공 사례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웹툰 원작 드라마는 앞으로도 쏟아질 예정이다.
◆OTT 이어 방송국도 웹툰 원작 드라마 붐
최근 몇 년간 웹툰 원작 드라마는 빠르게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과 더불어 각 방송사까지 웹툰 원작 드라마를 너나 할 것 없이 경쟁하듯 만들어냈다. 웹툰이 원작 작품이 아닌 것을 세어보는 게 더 빠를 정도다.
올해만 해도 OTT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살인자ㅇ난감’, ‘닭강정’, ‘더 에이트쇼’, ‘스위트홈 시즌3’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놓으며 화제성을 이끌었다. OTT를 중심으로 웹툰 원작 드라마가 크게 늘면서 TV 드라마도 점령했다. 각각 변우석과 엄태구라는 스타를 탄생시킨 ‘선재 업고 튀어’와 JTBC ‘놀아주는 여자’는 모두 웹툰 및 웹소설이 원작이다. 특히 ‘선재 업고 튀어’로 재미를 본 tvN과 티빙은 상반기 ‘내 남편과 결혼해줘’, ‘피라미드 게임’과 하반기 ‘정년이’로 웹툰·웹소설 효과를 톡톡히 봤다.
타 플랫폼에 비해 제약이 많은 지상파 방송국도 가세했다. KBS는 수목극 부활을 알리는 첫 작품으로 동명의 웹툰 원작 드라마 ‘완벽한 가족’을 내세웠으며 ‘환상연가’, ‘멱살 한번 잡힙시다’, ‘함부로 대해줘’ 등도 웹툰이 원작이다. MBC와 SBS도 지난해 ‘오늘도 사랑스럽개’, ‘조선변호사’, ‘국민사형투표’, ‘모범택시’ 등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다.
◆검증 완료된 스토리…기존 마니아층 확보 가능
웹툰이 드라마 산업의 주요 소재로 떠오른 데는 기본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웹툰으로 검증된 이야기라면 드라마로 옷을 갈아입어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원작의 두 스토리를 크게 해치지 않는 이상 기존의 마니아층을 고정적으로 잡아놓을 수 있다.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다소 위험 부담이 있는 창작 작품보단 이미 검증된 웹툰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웹툰 원작 드라마 유행의 물꼬를 튼 tvN ‘미생’,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리즈, JTBC ‘이태원 클라쓰’ 등은 웹툰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정년이’는 2019년 연재 시작부터 4년여의 연재 기간 동안 탄탄한 팬층을 자랑했다. 드라마화 제작 소식부터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고 배우 김태리를 중심에 둔 가상 캐스팅이 쏟아졌다. 김태리 출연이 확정되자 팬들은 열띤 호응을 보냈고 드라마 버전의 ‘정년이’를 향해 한껏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을 뿐인데 방영 전부터 화제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웹툰 원작이 아닌 오리지널 작품으로는 방영 전부터 이같은 화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조명가게’ 등 내년까지 기대작 잇따라
웹툰의 드라마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당장 이번 달부터 내년까지 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 라인업이 가득하다. 배우 유연석·채수빈 주연의 MBC ‘지금 거신 전화는’은 오는 22일 첫 방송한다. 강풀 작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조명가게’는 오는 12월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던 ‘무빙’에 이어 강풀 작가가 극본을 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웹툰의 드라마화로 대박을 친 티빙은 내년 상반기 학원 액션 활극 ‘스터디그룹’으로 기세를 잇는다. 이 작품 또한 2019년 연재 시작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웹툰 조회수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2021년 원작 웹툰에서 티빙 오리지널 영화로 재탄생했던 ‘샤크: 더 비기닝’은 내년 오리지널 시리즈 ‘샤크: 더 스톰’으로 또 한 번 변주된다.
SBS는 웹툰 원작 ‘모범택시’의 시즌 3 제작을 확정해 내년 촬영에 들어간다. 여기에 더해 ‘돼지우리’, ‘비밀사이’, ‘폐월화’, ‘스피릿핑거스’ 등 인기 웹툰이 드라마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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