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야죠. 못 하고는 못 사는 성격입니다.”
프로야구 LG의 새 일원 장현식이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러브기빙데이’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난 그는 “팬들께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는 자리다. 당연히 와서 ‘내년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LG는 지난 11일 자유계약선수(FA) 우완 투수 장현식과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전액 보장 계약을 불펜 자원을 향해 안겼다. 그만큼 장현식을 향한 LG의 신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선수 본인은 “보장액과 옵션을 떠나 계약 과정에서 한결같이 믿음을 주셨다. 선수의 가치를 알아봐 주신 점에서 마음이 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규모와 상관없다. 신인 시절 최저 연봉을 받을 때도 내 마음가짐은 똑같았다. 못 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 팀에 항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995년생인 장현식은 신도초-서울이수중-서울고를 졸업하고 2013년 NC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했다. 시속 150㎞를 거뜬히 넘기는 구위를 토대로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통산 11시즌 동안 437경기를 뛰어 32승36패 평균자책점 4.91(592이닝 323자책) 기록을 남겼다.
이 가운데 2020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이듬해 34홀드를 수확하면서 홀드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75경기 5승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75⅓이닝 33자책)를 기록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KS)에서도 등판한 5경기 내내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KIA의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유의 마당쇠 면모, 팬들 사이에서는 ‘장현식 사용설명서’가 밈(Meme)처럼 떠올랐다. 장현식도 “본 적이 있다”고 미소 지을 정도다. 그중 연투를 하면 할수록 잘 던진다는 얘기가 이목을 끌었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장현식은 “이번 KS 역시 하루도 안 쉬고 공을 던졌다”며 “솔직히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 스스로도 노력도 하지만, 일단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을 주신 게 크지 않을까. 하늘이 정해주신 듯싶다”고 웃었다.
또한 “하지만, 올해도 부족한 걸 많이 느꼈다. 많은 공을 던지고도 안 아픈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몸을 더 강화해서 꾸준히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부상과 부진, 올 시즌 불펜 운용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LG다. 이에 장현식의 가세는 2025시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중요한 순간, 필승조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장현식은 “어느 보직이든 팀의 승리에 공헌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면서도 “마무리 투수 욕심은 없다. (팀 동료인) 유영찬의 공은 나보다 몇 수 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날 홈구장 행사를 찾은 팬들을 향한 감사함 또한 잊지 않았다. 팬들을 바라보면서 각오를 되새겼다. “기존 팀원들과 함께 좋은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장현식은 “LG 팀 컬러에 다시 한 번 ‘불펜’이 추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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