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태어나면서부터 스타는 없습니다. 태어날 때는 모두 빈 몸으로 똑같이 이 세상에 오니까요. 그런데 스타 탄생은 혼자의 탤런트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스타를 알아봐 주는 사람과 시대의 호응도 때가 맞아야 하니까요. 알려진 스타에게 대중은 열광하지만, 무명 시절의 스타를 일찍 알아본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전기영화도 스타들이 주인공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 영화관을 싱어롱관으로 만든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도 퀸의 프레디 머큐리이고요, ‘휘트니’도, ‘로켓맨’(엘튼 존)도, 그리고 내년에 개봉예정인 영화 ‘마이클’의 주인공도 마이클 잭슨입니다. 2022년 영화 ‘엘비스’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처음 알아본 매니저 톰 파커를 명배우 톰 행크스가 연기하면서, 악역이긴 했지만, 매니저가 주요배역으로 등장했습니다.
위에 언급된 가수 모두 2억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한 아티스트들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음반을 많이 판매한 1위, 비틀즈는 저런 전기영화가 없습니다.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이 시도했지만, 다큐멘터리로만 남았죠. 실사 영화로는 정식 비틀즈로 활동하기 전, 존 레넌의 이야기를 그린 ‘노웨어보이(2009)’가 유일하네요. 그 영화에서는 밴드 활동을 시작한 존 레넌이 함부르크로 떠나면서 영화가 마무리되는데요. 공교롭게 제가 최근에 본 영화 ‘미다스 맨’이 함부르크를 다녀온 비틀즈의 이야기부터 연결이 되더군요. 이 영화는 비틀즈를 발굴해서 스타가 되기까지 첫 번째 매니저이자 프로듀서였던 브라이언 앱스타인의 이야기입니다. 유대인 사업가로 음반을 판매하다가 비틀즈의 음악에서 가능성을 보고, 정말 발로 뛴 매니저. 그는 비틀즈가 엘비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들의 매니저가 됩니다. 모든 음반사에서 거절해도 끝까지 두드려서 계약을 얻어내고, 비틀즈의 모든 스타일링을 만들었으며 무대 위에서의 애티튜드까지 가르쳤다고 하네요. 그뿐인가요, 그 당시 최고의 토크쇼인 에드 설리번 쇼에 비틀즈를 출연시키면서 전 세계 비틀즈 폭풍을 시작했습니다. 비틀즈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그의 공헌으로 그는 2014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비공연자 부문에 매니저로서는 최초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1967년, 뜻하지 않은 그의 이른 사망으로 방향점을 잃은 비틀즈가 해체하게 된 시발점이 됐다고도 말하긴 하는데요. 뛰어난 안목을 가진 미다스만이 비틀즈를 만난 것은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도 분명 행운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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