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라는 말은 진리일까요? 어느 종목에도 의외성은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데이터와 통계를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예상 밖의 결과를 자주 만드는 종목은 야구뿐인듯합니다. 올 초만 해도 기아 타이거즈는 걱정이 많은 팀이었습니다. 구단주에 이어 감독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공석이 되면서 가장 늦게 감독이 결정되었었죠. 게다가 최종 선택 또한 KBO 최초 80년대생 초보감독으로 과연?'이라는 물음표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보니 ‘어우기-어차피 우승은 기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팀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올해 가을 야구가 싱겁게 마무리된 느낌이긴 하지만 어쨌든 한국시리즈 최다우승 기아타이거즈의 왕조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지, 2017년의 우승을 일궈내었던 우승멤버 이범호 감독의 매직 파워가 계속될 수 있을지 다음 시즌이 궁금합니다.
미국 야구도 승리와 연관이 되는 것이라면 상당히 많이 차용하나 봅니다. 가을 야구 기간에 뉴욕메츠의 응원석을 지키고 있던 맥도날드 캐릭터 보라색 ‘그리머스’가 시구를 한 후에 7연승을 기록한 메츠는 승리 요정으로 그리머스를 믿었습니다만 그 활약은 디비전 시리즈 승리까지였네요. 그리고 클리블랜드 홈구장에서 펼쳐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앞서가던 경기가 뒤집혀 클리블랜드의 패색이 짙던 9회 말 투아웃, 대타로 나온 노엘 선수의 동점 투런포로 경기가 리셋되면서 연장에서 오아시스 같은 승리를 가져갔는데요. 그래서 4차전부터 클리블랜드의 승리를 기원하는 팬들이 노엘(불어로 크리스마스의 의미)이 행운의 마스코트인 양, 산타복장을 비롯해서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여러 가지 응원소도구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거기까지.
LA다저스와 뉴욕양키즈의 최고 인기구단의 월드시리즈 대결이 확정되자 야구팬들의 기대감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는 탄탄한 선발진과, 소토, 저지, 스탠튼의 거포를 가지고 있는 양키즈의 우세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1차전 정말 만화 같은 프리먼의 굿바이 만루홈런으로 기세가 바뀐 걸까요. 뉴욕에서 펼쳐진 3차전에는 뉴욕의 황제, 데릭지터가 시구를 했는데도 승리 요정은 되지 않더군요. 다저스는 선수들의 부상 투혼을 비롯해서 우승에 대한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어 보입니다. 결국 어떤 승리 부적도 인간의 의지를 이길 순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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