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만 안 치면 될 것 같아요.”
왕좌를 향한 마지막 관문. 프로야구 삼성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시작한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때와 비교해 엔트리 변화는 딱 하나다. 투수 이호성 대신 외야수 김현준이 합류했다. 입대를 앞두고 극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김현준은 12월 초 상무야구단에 입대한다. 김현준은 “PO 엔트리에 안 들었다 보니 KS는 사실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면서도 “특별히 떨리거나 긴장되는 건 없다.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자는 마음뿐”이라고 힘차게 말했다.
김현준 콜업은 ‘캡틴’ 구자욱 부상에 대한 대비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PO 2차전서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해당 부위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이 발견됐다. 이튿날 일본으로 날아가 재활 전문병원인 이지마 치료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18일 귀국, 선수단에 합류했다. 상태가 훨씬 좋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제약이 많다. 주루 및 수비는 어렵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야수가 더 필요해 불렀다”고 전했다.
동료들이 멋지게 PO를 치르는 모습을 봤다.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진 않았을까. 김현준은 “경산(삼성 퓨처스 훈련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시합에 같이 뛸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 대수비, 작전수행 등 맡겨진 임무를 잘해야 할 듯하다. 사고만 안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김)지찬이형이 반겨줬다. 선수단뿐 아니라 코치님도 다 반겨주셔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생애 첫 KS. 상상했던 그림이 있었을까. 김현준은 “KS라고 하면 굉장히 쌀쌀하고 추운 날씨 속에서 치르는 경기일 줄 알았다. 이번엔 시즌이 일찍 끝나서 그런지 괜찮은 듯하다. 오히려 야구하기 좋은 온도인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사람일은 모르는 것 아닌가. 이번이 마지막 KS일 수도 있다.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팀 내 KS를 경험한 이들이 많지 않지만 분위기만큼은 최고다. 마음을 모으고자 한다. 김현준은 “다같이 잘해보겠다”고 전했다.
광주=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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