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시나리오가 사라졌다.
2024 KBO리그의 주인공을 결정할 대망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그곳에서 정규시즌 1위 KIA와 2위 삼성이 마주쳤다. 무려 31년 만에 꿈의 무대에 수놓아지는 ‘달빛 시리즈’로 관심이 뜨겁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이자 전통의 명문 구단, 영·호남 라이벌 등 관전포인트가 도처에 깔렸다.
명승부가 기대되는 시리즈,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삼성의 ’푸른 피’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 구자욱의 부상 때문이다. 그는 LG와 벌인 지난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루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이라는 진단명과 함께 아쉬움을 삼켰다. 일본까지 넘어가서 치료를 받으며 출전 의지를 불태워봤다. 최초에 짚었던 목발도 떼고, 통증도 조금씩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PO에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KS라도 복귀할 수 있는지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상황. 그러나 삼성 팬들이 바라던 ‘구자욱 선발 출전’의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21일 KS 1차전을 앞둔 박진만 삼성 감독은 “매일 대타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KS를 하면서 100% 몸상태가 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스타팅에 들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보를 전했다. 이어 “매 경기 상황에 맞춰 중요 포인트에 대타를 쓸지 말지 판단을 잘해야할 것”이라고 근심어린 표정을 띤 사령탑은 “시리즈가 길어져도 마찬가지다. 오늘 상태를 봐서는 그렇다. 이미 매일 체크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하루하루 관찰해야 한다. 수비 포함해서 나가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이다. 타율 0.343(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의 정규시즌 성적만 봐도 구자욱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지난 PO 1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던 그다. 삼성의 도전, 험난한 길이 예고됐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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