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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와 함께 편견 깨”…플레이브, 버추얼아이돌의 성공 공식 [공연리뷰]

입력 : 2024-10-07 07:06:24 수정 : 2024-10-07 09: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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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ST 제공.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모인 한 공간에서 ‘버추얼’과 ‘인간’의 경계는 없었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가 수 천의 팬 ‘플리(공식 팬덤 명)’와 만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 5일 플레이브는 팬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Hello Asterum! ENCORE)’(헬로, 아스테룸!)를 열고 잠실 실내체육관을 환호로 물들였다. 5일과 6일 양일간 열린 이번 공연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플리와 함께했다.

 

특히 온라인 생중계는 ‘버추얼 아이돌’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시청 방법이었다.  공연은 로딩을 기다리는 PC화면으로 구성한 오프닝 영상에 이어 꽉찬 객석, 응원봉으로 빛나는 잠실실내체육관의 모습이 나타나며 시작됐다. 

 

지난해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지난 4월 첫 팬콘서트 ‘헬로, 아스테룸’을 열고 플리과 직접 대면했다. 두 번째 만남은 공연장의 규모를 넓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헬로, 아스테룸!’은 테라에서 아스테룸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며 플레이브와 팬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VLAST 제공.

이날 관객들은 오프닝부터 플레이브의 공간, ‘아스테룸’으로 초대됐다. ‘기다릴게’와 ‘I Just Love Ya’ 등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은호는 “플리를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 더 큰 공간을 준비했는데도, 티켓이 10분만에 매진되었다고 들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글자를 새기고, 색색으로 변신하는 응원봉을 보며 멤버들은 연신 “예쁘다”라는 말로 현장의 감동을 대신했다. 관객들과의 소통도 끊기지 않았다. 응원봉을 흔드는 관객을 바라보며 “3층에 안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고 객석을 가르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파란색 노란색 분홍색 실버색 검은색/궁금해서 못 참을 거야 분명/버추얼 아이돌/우린 PLAVE” 플레이브의 정체성을 담은 ‘버추얼 아이돌(But your idol)’의 가사는 이날 따라 더 힘있게 느껴졌다. 이어 ‘펌프 업 더 볼륨!(Pump Up The Volume!)’ 무대를 마치고 노아는 “라이브 방송에서 즉석으로 부른 멜로디가 노래로 탄생한 곡이다. 풋풋한 가사에 아날로그 감성이 담겼다”고 소개하며 “단독공연에서 보여드리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VLAST 제공.

팬콘서트인 만큼 속마음을 전하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코너들이 다수 준비됐다. ‘인사이드 플리’ 코너를 마련해 능청스럽게 다섯 감정을 표현했다.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TMP’ 코너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기억으로는 음악방송 ‘쇼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한 순간을 꼽았다. 은호는 “버추얼이라는 편견을 플리와 함께 깨부수고 1위를 해 증명한 것 같다. 플리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는 밤비의 답변이 감동을 안겼다. 밤비는 “시간을 돌리면 지금이 사라질까봐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답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 행복한 시간이 왔다. 지나고 나니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모두 여러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효과를 더한 솔로 무대는 멤버들의 취향과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밤비는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로 청량한 가창력을 뽐냈고, 은호는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로 액션과 페어안무까지 파워풀한 변주를 해냈다. 하민은 NF의 ‘The Search’, 노아는 우즈의 ‘Drowning)’, 예준은 로제의 ‘On The Ground’를 선곡했다. 

 

중앙 돌출 무대로 자리를 옮겨 ‘프롬(From)’과 ‘디어 플리(Dear. PLLI)’ 무대를 꾸몄다. 순서에 앞서 멤버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노래 들려드리려한다. 아마 놀라실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공연장이 암전되고 객석 중앙부 돌출무대에 반짝이는 무대 장치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대 상단부터 화려한 효과가 흩뿌려졌고, 객석 방향의 화면이 내려와 멤버들을 더 가까이 마주하게 했다. 멤버들은 “‘디어 플리’가 플리를 위한 노래인만큼 가까이에서 들려드리고 싶었다. 행복한 플리의 얼굴을 보면서 노래 부르니 더 좋았다”면서 “플레이브와 플리가 작은 우주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VLAST 제공.

버추얼 아이돌답게 환복을 위한 시간도 필요치 않았다. “셋, 둘, 하나”를 외치면 마법처럼 다음 무대를 위한 의상으로 바뀌어 더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버추얼 아이돌임을 잊게 하는 능청스러움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멤버들은 돌출 무대에서 메인 무대로 돌아가는 길을 두고 “멀긴하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다섯 멤버의 입체적인 안무, 손가락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버추얼 아이돌’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디테일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버추얼 아이돌’을 만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소통력도 놀라웠다. ‘떼창’은 기본, 노래에 맞춰진 응원법도 울려퍼졌다.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객석 파도타기도 도전했다. 관객들은 연습이라도 한듯 일사분란한 파도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미니 3집에 수록될 미발매곡 ‘12시32분(A to T)’ 무대도 최초 공개했다. 노아는 “(오늘 공연에) 다채로운 무대를 하려고 고민하다가 빠르게 곡 작업을 해서 보여드리게 됐다”고 곡을 소개했다. ‘12시32분’은 시침과 분침과 정확히 일직선이 되는 시각이다. 멤버들과 플리에게 의미있는 ‘이 시각’에 담긴 의미를 담은 곡으로 새 앨범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공연 말미, 은호는 데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 받고 있는 큰 사람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지난 2월 발표한 플레이브의 미니앨범 2집 'ASTERUM : 134-1'의 초동 판매량은 56만9000여 장을 기록했다. 데뷔 앨범 ‘아스테룸(ASTERUM)’의 2만 7천장, 미니앨범 1집 ‘아스테룸 : 더 셰이프 오브 띵스 투 컴(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의 20만 3000장을 훌쩍 넘는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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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가 없으면 노래하고 춤 출 이유가 없다. 우리에게 이유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은호는 “음악방송 1위 등 많은 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데뷔하기 전 (앨범) 5000장 찍자고 했을 때, ‘너무 많이 찍는 것 아닌가’ 했었는데, 지금 공연장에 5000분 넘게 계신다”고 플레이브의 성장 서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록을 만들어 가고 있는게 너무 행복하고 꿈같다. 우리의 팀플레이가 너무 멋있다. 버추얼이라는 편견과 섣부른 판단 같이 깨부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하민은 최근 인기리에 공개되고 있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를 언급하며 플레이브와 플리를 셰프와 손님에 비유했다. 자신의 차례가 되자 하민은 “흑백요리사 보셨나요?”라고 물었다. 혹시 모를 관객들을 위해 “요리 경쟁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면서 “‘흑백요리사’를 보며 우리와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했다”고 말했다. 

 

셰프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안무연습과 녹음 등 앨범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 빗댔다. 하민은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여러분이 좋아해주시는 모습 보면 행복하고 뿌듯하다”며 “오늘의 요리 어떠셨나요? 맛있었나요?”라고 공연 후기를 물었다.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하민은 “플리 여러분의 입맛에 맛는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항상 단골 손님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꿈 같은 현실을 살고 있다”고 고백한 노아는 “처음 올림픽홀에서 공연을 했을 때도 얼떨떨했는데, 더 큰 장소에서 공연을 하니 (감정이) 확 온다. 무대는 우리끼리 축제니까 더 값지고 고맙다. 꿈을 이뤄줘서 감사하다”며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플레이브는 예준, 은호, 밤비, 노아, 하민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이다. 작사, 작곡, 안무 제작이 가능한 ‘자체 제작돌’로 버추얼 아이돌로 새로운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최초 위버스 입점, 공식 팬클럽 출범, 팝업스토어, 단독 콘서트, 자체 콘텐츠 등 타 그룹들과 변함없는 행보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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