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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씁쓸하다 못해 비참한 축협과 감독들의 행보

입력 : 2024-09-29 12:30:16 수정 : 2024-09-29 1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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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와 축구 감독들의 최근 행보는 참으로 씁쓸하다. 아니 씁쓸하다 못해 비참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연임 문제부터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20억짜리 봉사론까지, 스포츠계에서 흔히 보이는 ‘불투명성’과 ‘권력 유지’의 단면을 보여준다. 

 

먼저 대한축구협회는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정몽규 회장의 연임 논란은 그 시작점이다. 운영 방식을 보면, 축구계의 발전보다는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포츠라는 것은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운영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운영은 그저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듯하다. 이제는 궁금하기까지 하다. 이 자리는 대체 어떤 꿀보직의 자리인가 말이다. 이렇게까지 놓고 싶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 점에서 국회의원과 문화체육부 장관이 정 회장의 연임을 막겠다고 나선 것은 의미심장하다. 축구계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서 공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 스포츠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협회라면 당연히 감시와 비판에 응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최근 행보는 이런 외부의 비판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20억짜리 봉사론은 어떠한가? 감독이 받는 연봉은 감독의 능력과 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20억원이라는 거액의 연봉이 과연 ‘봉사’라는 단어와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단지 협회와 감독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 축구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로 확장된다. 축구협회는 투명하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비친다. 감독과 협회 간의 ‘짬짜미’로 불리는 관계들은 축구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이런 구조에서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많은 팬이 이런 상황을 보고도 무력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축구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고, 팬들의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협회와 감독들도 존재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 사실을 자주 망각하는 듯하다. 협회장의 연임이나 감독들의 고액 연봉 논란이 생길 때마다 그들은 항상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우리는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 헌신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팬들을 위한 헌신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을 위한 헌신인가?

 

이러한 운영 방식이 계속된다면 팬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팬들의 신뢰 없이 스포츠가 지속될 수 있을까? 팬들의 비판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만 집중한다면, 축구팬들은 더 이상 그들을 응원하지 않을 것이다.

 

협회와 감독들은 지금의 위기를 진지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예전처럼 이 시간만 넘기면 조용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축구팬들은 개, 돼지가 아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자기변명이나 권력 유지가 아닌, 축구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역대 최상의 선수 구성원을 데리고 계속해서 실망적인 상황을 만든다면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협회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실천해야 한다. 축구팬의 한사람으로 더 이상 참으며 보고 있기가 힘들어 한마디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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