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2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4~2025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2골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레스터 시티와의 첫 경기 무승부 이후 영국 현지 매체로부터 방출해야 한다는 이례적인 혹평을 들었지만 바로 만회했다.
다시 시작한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이상 독일)을 거친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에 합류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4골로 적응기를 거쳤다. 그리도 두 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 14골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해냈다. 2023~2024시즌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로 인해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17골(10도움)을 터뜨렸다. 명실공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화려한 기록도 남겼다. 4번의 이달의 선수상(2016년 9월·2017년 4월·2020년 10월·2023년 10월)을 받았고 2021~2022시즌에는 23골을 터뜨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골든부트(득점왕)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EPL에서만 303경기 120골 62도움을 남겼다.
2022~2023시즌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안와골절과 스포츠 탈장 부상이 찾아와 뜻하지 않은 부진에 빠졌다. 극심한 고통이 따라왔으나 팀을 위해 시즌 종료 후 수술을 했을 정도로 헌신했다. 이번 시즌은 달라졌다. 공격 축구를 외치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신뢰 속에 공격을 책임진다. 더불어 주장 완장까지 차며 책임감도 더했다.
지난 시즌 개인 통산 세 번째로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EPL 역사상 10-10클럽을 세 번 달성한 6번째 선수가 됐다. 토트넘의 시즌 막판 부진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불발됐으나 차기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2년 만에 유럽 클럽대항전 무대를 밟는다. 토트넘의 상징이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난 후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지난 20일 개막전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최악의 부진은 아니었다. 유효 슈팅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키패스(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패스) 2회를 기록하는 등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충격적인 혹평을 받았다. 영국 매체 풋볼365는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공격 선택지 중 한 명일뿐”이라며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뺄 용기가 있을까”라고 혹평했다. 더 나아가 방출을 고려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더했다.
실력으로 잠재웠다. 늘 그랬듯 주위의 비판을 실력으로 이겨냈다. 손흥민은 25일 에버턴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반전을 이뤄냈다. 첫 번째 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압박을 펼친 끝에 만들었다. 두 번째 골은 슈팅각이 좁아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두 골 모두 손흥민의 진가를 보여준 골이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끝까지 압박하는 장면으로 모범을 보여줬다. (조던) 픽포드의 공을 빼앗아 득점까지 이끌었다”라며 “픽포드의 다리 사이로 침착하게 두 번째 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각종 매체의 평점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령탑의 칭찬도 더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구단의 전설이 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손흥민이 모든 걸 다 끝내면 이 클럽에서 존경받는 선수로 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난 손흥민이 여전히 더 많은 것을 해내고자 하는 의욕을 품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게 우리 팀의 핵심”고 강조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에서만 해트트릭 4번, 한 경기 2골을 16차례나 만들었다. 현역 선수 중에선 제이미 바디(레스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만 달성한 기록이다. 손흥민의 뛰어난 골 본능이 EPL 톱 클래스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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