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파리올림픽 이모저모] 과테말라 첫 금메달리스트·‘탁구할매’가 전한 울림

입력 : 2024-08-01 17:03:45 수정 : 2024-08-01 19:34:3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과테말라 아드리아나 루아나 올리바가 7월 31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우승했다. AP 뉴시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활약하는 올림피언들의 극적인 스토리가 화제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올림픽 무대에 선 선수들의 도전 정신은 많은 이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조국과 아버지에게 바친 금메달

 

과테말라 사격 국가대표 아드리아나 루아노 올리바는 지난달 31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우승했다. 그는 이날 결선에서 50발 중 5발만 놓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45점을 기록해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웠다. 올리바의 금메달 획득으로 과테말라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됐다. 올림픽 데뷔 72년 만에 이룬 성과다.

 

루아노는 총을 잡기 전 체조 선수였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 예선전을 20일 정도 앞두고 허리를 다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루아노는 “부상 당시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다. 절망에 빠졌고 좌절했다”고 돌아봤다.

 

의사는 좌절하던 루아노에게 체조 대신 척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격으로 전향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루아노는 이후 사격 국가대표로 성장해 2020 도쿄 대회에서 ‘선수’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당시 올림픽을 한 달 여 앞두고 부친상을 당해 심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서 대회를 치렀던 그는 26위로 꼴찌에 그쳤다.

 

루아노는 포기하지 않았다. 각종 시련과 고난하고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섰다. 그리고 꿈에 드리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마이인포에 따르면 루아노는 경기 후 “이 메달을 아버지께 바치겠다”고 감격했다. 이어 “과테말라의 첫 금메달이라 더욱 소중하다”면서 “스포츠는 내 삶이다.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과테말라 여성을 대표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룩셈부르크 탁구 선수 니샤롄이 만 61세의 나이로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박수를 받았다. 신화 뉴시스

◆‘탁구할매’의 위대한 도전

 

룩셈부르크 탁구 선수 니샤롄은 3년 전 도쿄올림픽 때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1963년생 노장인 그는 당시 손녀뻘인 신유빈(대한항공)을 상대로 매서운 경기력을 선보여 ‘탁구할매’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국계인 니샤롄은 1980년대에 중국 대표로 활동했다. 1983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탁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니어서 올림픽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니샤롄은 1989년 독일로 이민했고, 룩셈부르크에 정착했다. 꾸준히 탁구를 즐기던 그는 룩셈부르크 대표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후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번 파리 대회가 니샤롄의 6번째 올림픽 무대다. 

 

올해 만 61살이 된 니샤롄은 지난달 31일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쑨잉샤(중국)에게 0-4(5-11 1-11 11-13 4-11)로 완패했다. 그의 메달 도전은 16강 앞에서 멈췄지만, 7000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최선을 다한 노장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니샤롄은 탈락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늘을, 매 순간을 즐겨야 한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아름다운 인생은 천천히 지나간다”고 말했다.

 

◆엄마는 강하다

 

이집트 펜싱 국가대표 나다 하페즈는 임신한 몸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9일 여자 사브르 16강에서 한국 전하영(서울시청)에게 7-15로 패해 탈락했다. 하페즈는 다음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신 7개월의 올림픽 선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경기장에 두 명의 선수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3명이었다”며 “나와 상대 선수, 그리고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내 작은 아기가 함께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하페즈는 “나와 아기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과정을 겪었다”며 “삶과 운동의 균형을 맞춰야 했고, 많은 상황과 싸워야 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그런 상황을 겪고도 출전할 가치가 있는 무대였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