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실수, 올림픽이 맞는 것일까.
2024 파리올림픽이 한창이다. 곳곳에서 드라마가 쓰이고 있지만, 대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조직위원회의 어설픈 운영 탓이다. 예기치 못한 잡음이 자꾸만 발생한다.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나와선 안 될 실수들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수영 여자 평영 100m 8강전. 아르헨티나의 마카레나 세바요스가 경기를 치르게 위해 입장했다. 문제는 이때 대형 스크린에 아르헨티나 국기가 아닌 중국 국기가 등장한 것이다. 세바요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재차 쳐다봤다.
아르헨티나로선 불쾌할 수밖에 없다. 곤살로 보나데오 캐스터는 “이번 경기엔 중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데도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시민들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올림픽 개막전 첫 축구 경기였던 아르헨티나 대 모로코와의 경기에서도 관객이 난입해 경기가 중단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2시간 만에 경기가 재개됐으나 아르헨티나는 골 하나가 무효로 선정되면서 패했다. 일부 시민들은 “일부론 그런 것 아니냐”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개막식 때부터 크고 작은 실수가 끊이질 않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을 향해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잘못 소개한 것이 시작이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후에도 실수는 계속됐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한국 선수단 1호 메달을 딴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의 소식을 전하면서 영문 이름을 Oh sanguk(오상욱)이 아닌 Oh sangku(오상구)로 오기했다. 남수단과 푸에르코토리코 농구 경기에선 수단의 국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흘러나왔다.
심지어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자국 국기와 관련해서도 실수를 범했다. 30일 진행된 양궁 단체전 시상식이었다. 이날 프랑스는 한국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래대로라면 프랑스의 삼색기가 3위 튀르키예 월성기보다 높게 계양돼야 했지만 실제로는 가장 낮은 위치였다.
100년 만에 프랑스에 열리는 하계올림픽.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주최 측은 준비가 덜된 듯하다.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이렇듯 잦은 실수는 국제대회서 나와선 안 될 장면이다. 세부적인 부분들을 가벼이 여긴 것 아닐까. 아쉬움이 커지는 이유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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