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남겼다.
프랑스는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화려한 출발을 예고했다. 파리 센강에서 129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개회식을 개최해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자 했다. 과감한 시도는 좋았으나 과정은 아쉬웠다.
개회식은 특별했다. 선수들의 입장 방식부터 달랐다. 각국의 선수와 관계자들은 94척의 배에 나눠 탔다. 선수단을 태운 배는 파리 식물원 인근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등 파리 명소를 지나 에펠탑 근처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코스를 가로질렀다. 선수들이 수상 행진을 하는 것은 자체로도 눈길을 끌었다.
황당한 사고가 나왔다. 한국은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Korea’가 아닌 ‘Corée’라서 48번째로 등장했다. 문제는 장내 아나운서가 소개 과정에서 대형 사고를 저질렀다.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라 소개했다. 영어로도 ‘Republic of Korea(대한민국)’가 아닌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 설명했다. 153번째로 등장한 북한은 정상적인 소개를 곁들였다. 공식적인 자리, 그것도 한 나라의 선수단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국가명을 잘못 언급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실수도 이어졌다. 트로카데로에는 프랑스 국기와 함께 오륜기가 걸렸는데 거꾸로 걸리는 촌극을 벌였다. 설상가상으로 광장에 설치된 무대의 4개 전광판 중 1개의 화면이 나오지 않는 사고까지 겁쳤다.
개회식은 프랑스의 문화, 예술, 역사를 총망라한 한 편의 공연과 같이 꾸며졌다. 섬세한 연출과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프랑스 혁명, 뮤지컬 ‘레미제라블’ 등 프랑스를 상징하는 테마로 개회식을 꾸며갔다. 하지만 화려한 개막식 뒤에는 황당한 실수의 연속으로 찝찝함을 남겼다.
더군다나 날씨도 따르지 않았다. 개회식이 열린 26일에는 오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다. 한 때 그쳤던 비는 개회식을 앞두고 폭우로 변했다. 선수들은 각 나라의 개성이 담긴 단복 대신 우의를 쓰고 개회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선수들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선수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개회식을 즐겼다. 하지만 각 나라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복 대신 우의를 써야하는 상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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