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서장훈 등 새 전성기
비인기 종목 관심 끌어올려
유명세만큼 책임감도 막중
올림픽 후 새 스타 탄생 기대
씨름계의 인기 스타 강호동은 국민 MC가 됐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은 예능계에서 빠질 수 없는 방송인이 됐다. 두 사람은 이제 하나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스포테이너 전성시대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스포츠 스타들이 방송계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묵묵히 운동해 좋은 성과를 내며 팬들을 웃고 울게 한 선수 중 일부는 방송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의외의 입담은 ‘예능 치트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인기 있는 스포테이너 하면 추성훈을 빼놓을 수 없다. 추성훈은 격투기 선수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예능계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딸 추사랑, 아내 야노 시호와 함께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더니,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머와 인간미를 보여주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피지컬100에서도 활약했다. 서장훈은 농구 선수 시절 ‘국보급 센터’로 활약했으며, 은퇴 후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성 스포츠 스타뿐 아니라 여성 스포츠 스타들도 예능 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리치언니’ 박세리, ‘식빵 언니’ 김연경 등도 방송가의 블루칩이다.
스포테이너의 등장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진다. 2020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쥔 구본길은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선수들이 방송을 많이 하면 ‘쟤네 운동선수인데 방송 너무 많이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그런 시선 때문에 걱정했는데 저희가 방송에 노출될수록 펜싱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더라. 즐기고 다시 돌아가서 선수의 본분에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료 및 후배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경기력 향상만큼 중요한 스포츠 스타들의 역할이다.
물론 성공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경력을 쌓은 야구선수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했던 강병규는 도박 등 다양한 혐의에 휘말려 방송계를 떠났다.
현역 농구 선수이자 농구 레전드 허재의 아들인 허웅은 뛰어난 경기력과 매력적인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차세대 스포테이너로 주목받았다. 다만 최근 여자친구와의 폭로전과 법적 갈등으로 활동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펜싱 금메달리스트’ 남현희 역시 스포테이너로 활발히 나섰으나 전청조와의 결혼으로 더이상 방송에서 보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서는 스포츠 스타들이 방송계에 진출할 때 대중의 기대와 관심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방송에서도 신중한 태도는 필수라는 것.
스포테이너들의 성공 사례는 많은 후배들에게 영감을 준다. 그들의 뒤를 이어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방송에 진출하고 있다. 공중파 방송을 넘어 웹예능으로까지 무대가 확장되며 이들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는 추세다. 이번 파리올림픽이 끝나면 어떤 선수가 끼를 발산할지 기대가 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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