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라운드에 복귀한 지 한 달, 손준호(수원FC)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복귀 초반에는 교체 출전했던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손준호는 “정말 오랜만에 선발로 2경기 연속 뛰었다. 기회를 주신 (김은중)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날씨가 더워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모두 동등한 입장이다. 후배들이 악착같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고참으로서 한 발 뛰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중한 기회
어려운 시간을 이겨냈다. 손준호는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7년 4골 14도움을 기록하며 도움왕에 올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2020년에는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K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도약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속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손준호는 2018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큰 힘을 보탰다.
중국 진출 후 문제가 생겼다.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에 진출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12일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귀국 도중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연행됐다. 구금된 상태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다. 10개월여 동안 구금된 후 지난 3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초 친정팀 전북 복귀가 유력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수원FC가 그를 품는 데 성공했다.
K리그1 추가 선수 등록 기간(6월 20일~7월 31일)에 등록 절차를 마무리했고 지난달 22일 FC서울전에서 4년여 만에 복귀전을 가졌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왔다. 김은중 수원FC 감독도 “중원에서 미드필더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손준호는 “저의 장점이 수비할 때 적극적인 플레이, 공격 시에는 정확한 킥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상대가 저를 계속 막는 상황이 나왔는데 이겨내야 한다. 우리 팀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고 바라봤다.
◆신뢰와 함께
손준호를 영입했던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물론, 김 감독도 신뢰를 보낸다. 그는 “제가 하는 행동을 다 좋게 봐주신다는 건 선수로서 감사한 일”이라면서 “(최순호) 단장님도 오래전에 함께했지만 저를 도와주셨다. 이제는 수원FC를 위해 보답하는 일밖에 없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수원FC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1승 5무 7패(승점 38)로 K리그1 5위에 올라있다. 선두 김천 상무(승점 43)를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위치다. 팀 동료 권경원은 최근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깜짝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손준호는 “얼마 전에 (권)경원이 형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웃은 후 “저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고 싶다. 지금 선수들로 충분히 가능하다. 힘든 여름을 잘 넘긴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매일 행복하다”고 말한 손준호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다. 그는 “오늘만 생각하고 오늘 행복하게 지내려고 한다. 사소한 것부터 감사함을 느끼며 지낸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라운드에 하루빨리 돌아오기 위해 구금됐을 때 체중 조절에 애썼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에 임했다. 그는 “수원FC에 와서도 쉬는 날에 꾸준히 운동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1년 만에 돌아온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었다는 말에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면서 “경기장에서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지금도, 앞으로도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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