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팬들에게 전한, 역대급 축제였다.
KBO리그 2024시즌이 다사다난했던 전반기를 마치고 짧은 쉼표를 찍었다. 자연스레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 시즌도 찾아왔다. 16년 만에 인천을 찾아온 잔치는 5일 ‘올스타 프라이데이’에 이어 6일 1군 올스타전으로 방점을 찍으면서 팬들의 야구 갈증을 깨끗이 삭제시켰다.
◆새롭게
장마가 덮친 궂은 날씨에도 3년 연속 매진을 수놓은 팬들을 위한 선물로 가득 찼다. 익숙한 팬 사인회, 썸머 레이스가 펼쳐진 후,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 이글스’의 특별 공연이 인천 상공을 가르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물대포도 마련됐다. 안타나 득점 장면마다 물줄기를 발사해 팬들의 흥을 돋웠다. 클리닝 타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KBO는 역대 최초로 도입한 클리닝타임 쇼를 맞아 유명 밴드 ‘DAY6(데이식스)’를 초대해 야구장을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바꿨다. 팬들은 웅장한 떼창으로 모든 순간을 만끽했다.
◆뜨겁게
경기는 나눔 올스타의 4-2 승리로 끝났다. 나눔의 최형우(KIA), 오스틴 딘(LG)과 드림의 데이비드 맥키넌(삼성)이 통쾌한 대포 행진으로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줬다.
최우수선수(MVP) ‘미스터 올스타’로는 최형우가 선정됐다. 결승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날아 기자단 투표 21표 중 19표를 휩쓸었다. 이병규 삼성 퓨처스 감독이 2011년 세운 36세8개월28일의 최고령 MVP 기록을 40세6개월20일로 갈아치우는 관록을 뽐내 상금 1000만원까지 챙겼다. KIA 소속으로는 2009년 안치홍 이후 15년 만에 수상자 영예를 안았다.
우수투수상은 12년 만에 돌아와 1이닝 퍼펙트 피칭을 수놓은 류현진(한화)이 가져갔다. 우수타자상은 추격 투런포의 맥키넌, 우수 수비상은 멋진 점핑 캐치를 빚은 나성범(KIA)이 안았다. 나눔 승리를 이끈 LG 염경엽 감독은 승리 감독상을 품었다.
오승환(삼성)은 드림 10번째 투수로 등판해 2010년 양준혁(41세1개월28일)을 넘어 41세11개월21일로 최고령 올스타 출전 기록을 작성했다. 김현수(LG)도 양준혁과 역대 최다 15회 출전, 최장 13회 연속 출전 기록 타이를 이루며 특별한 이력을 추가했다.
◆즐겁게
이번 행사의 백미는 선수들의 다채롭고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KBO가 2019년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도입한 이래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는 평가다.
영광의 트로피는 드림 올스타 황성빈(롯데)의 차지였다. 배달 라이더 복장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타석에 나타나 폭소를 이끌었다. 내야안타로 출루해서는 ‘배달 완료’ 쪽지를 꺼낸 후, 지난 3월 큰 화제를 모았던 ‘댄싱 주루’까지 재현했다. 이어진 수비에서는 외야에서 마운드까지 철가방을 들고 동료 박세웅에게 로진 ‘신속배달’까지 완료하며 완벽한 기승전결을 보여줬다. 100% 팬 투표로 진행된 경쟁에서 51%의 득표율(18만9266표 중 9만7447표)을 안았다.
SSG 고졸신인 박지환은 싸이의 히트곡 ‘뉴페이스’에 맞춘 폭발적인 안무를 선보여 엄청난 환호성을 끌어냈다. KIA 김도영은 유명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주인공으로 변신해 팬들을 설레게 했고, 어릴 적 꿈인 피자 배달부로 나타나 양의지에게 피자 한 판을 건넨 오스틴도 눈길을 끌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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