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JYP의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이른바 엑디즈는 2021년 데뷔 이후 다른 밴드 아이돌과는 다른 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들은 아이돌이나 밴드라는 구분에 매달리기보다는 그저 ‘엑디즈’ 그자체로 길을 개척하길 바랐다.
엑디즈는 지난달 30일 데뷔 첫 정규 앨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을 발매했다. 발매에 앞서 23일 이들은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러블슈팅’은 지난해 10월 미니 4집 'Livelock'(라이브록) 이후 6개월여 만의 신보이자 데뷔 약 2년 4개월 만에 나온 첫 정규 앨범이다. 그만큼 멤버들 모두 수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앨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주연은 “정규 앨범은 일단 곡 수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보니 이번에 정규 앨범을 써야 된다는 부담감이 확실히 곡 작업을 많이 하는 것에서 좀 느꼈다. 저희 나름대로 곡 작업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최대한 많은 목표로 (곡을) 쓰고 그 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내자는 데서 떨림이 있었다”고 정규 앨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떤 곡을 타이틀곡으로 쓰자고 집중하면서 타이틀곡에 중점적으로 두고 곡을 작업하지 않았다. 저희는 모든 곡들을 타이틀곡급으로 퀄리티 좋게, 그리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끌어낼 수 있는 급으로 만들자는 데 집중했다. 꼭 타이틀곡이 아니더라도 모든 곡들이 타이틀곡처럼 들리게끔 최선을 다했다”고 앨범 완성도를 자신했다. 리더 건일 또한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자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번 앨범 정말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시고 큰 에너지 받아갈 수 있는 앨범 되면 좋겠다”고 자부했다.
첫 정규 앨범인 만큼 담을 수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혔다. 주연은 “기존 저희 음악들이 록킹(Rocking)하고 하드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는 더 다채롭고 여러 장르 불문하고 바운더리가 넓어질 거라 생각했다. 어떤 곡을 작업해도 다 해낼수 있을 거 같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줄 거라고 자부했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 더 다채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곡들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은 어리숙했던 과거의 나와 친구들을 향한 메시지를 시원하게 터지는 밴드 사운드, 캐치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실어 전하는 노래다. 준한이 적어낸 키워드라고. 준한은 “처음에 멤버들과 다 같이 멜로디 작업을 하고 나서 가사 작업을 했다. 코러스 중에서 어디에 가장 메인 테마가 들어가야 될 지를 찾던 와중에 제 생각에는 문장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싶어서 좀 길게 생각을 떠올렸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동안 강렬한 음악을 하다가 서정적인 분위기의 앨범 색깔을 내놓는 것이 부담 가지는 않았을까. 오드는 “저희가 종착점을 정하고 나아가는 밴드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저희의 강렬한 색깔이나 대중성을 어떻게 하면 잘 조합이 될지를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고민을 하는 데 있어서 나온 결과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걸 거쳐가면서 또 성장하고 저희 색깔과 스펙트럼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 곡 하나를 보고 저희를 판단하기보다는 수많은 과정 중 하나라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건일은 “사실 이번이 서정적인 걸 처음으로 시도한 앨범은 아니다”라며 “이전 앨범인 ‘Deadlock’이나 ‘Livelock’에서도 보다 서정적이고 밝은 노래를 팬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정규 앨범에 선 굵은 음악도 넣고, 서정적인 것도 만들어 보자 해서 다양한 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엑디즈는 올해 컴백 프로젝트로 ‘2024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2024 Xperiment Project)’를 펼친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4월 클로즈드 베타 6.0버전이라는 이름의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9월까지 5개월에 걸쳐 ‘클로즈드 베타(Closed beta)’시리즈를 진행한다. 다음 버전에 대한 구상을 묻자 건일은 “엑디즈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보여드릴 계획을 갖고 있다. 무대 구성 등에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저희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를 끌어올렸다.
단독 콘서트에서 배포된 팜플렛에서는 엑디즈의 무대를 적극적으로 배포해도 된다며 유출을 장려하는 문구가 적혀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엑디즈가 라이브 공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엑디즈에게 있어 콘서트, 라이브 무대란 어떤 의미인지를 묻자 준한은 “많은 분들이 (라이브 무대를) 심판대처럼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며 “무대에서 음정이 틀리지 않거나 박자가 나가지 않고 그저 정확한 음악을 보여드린다기보다는 ‘우리는 이런 소리와 이런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들입니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감정에 집중을 하다 보니 확실히 메시지가 전달되는 거에 집중을 한다”고 답했다.
주연은 “사실 저희도 데뷔 초 때만 해도 저희끼리 했던 말이 ‘틀리지 말자’였다. 그런데 점점 저희가 성장해 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공연들을 보고 스스로 반성도 하고, 많은 시간을 음악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무대라는 것 자체가 저희의 음악을 들으러 와주시고 즐기러 와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자리이자 같이 즐기기 위해서 상호 소통을 해나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러다보니 저희 멤버들도 오히려 리허설 할 때보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훨씬 더 즐기면서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집 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며 “저희에게 무대라는 곳은 집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어릴 때 동심으로 돌아가서 마냥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장소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수는 “무대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게 실제로 저희끼리 합주를 할 때 무대에 서는 것처럼 연출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끼리 ‘라이브에선 이렇게 잠깐 끊으면 좋겠다’, ‘이 멤버가 앞으로 나왔으면 좋겠어’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면서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막상 무대에 섰을 때도 관객들한테 보여줘야 한다기보다는 우리가 나눴던 의견을 생각하면서 ‘여기서는 이렇게 하기로 했었지’ 하다 보니까 무대를 즐기면서 더욱더 라이브와 음원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를 줄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밴드 열풍이 불면서 자신들만의 대체불가능한 색깔을 구축하고 있는 엑디즈. 건일은 “JYP라는 회사에서 나왔지만 저희는 아이돌이다, 밴드다 이렇게 어느 하나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건일은 “저희의 정체성은 ‘아이돌이냐, 밴드냐’가 아니라 저희가 만드는 음악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계속해서 함께 재미있게 음악하면서 만들어 나가다 보면 누군가는 우리를 아이돌로 볼 수도 있고 혹은 밴드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에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아이돌로서 인정을 받거나 밴드로서 인정을 받는 게 아닌 우리의 음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힘과 에너지를 얻고, 저희가 어렸을 때 다른 가수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저희도 그런 팀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건일은 “아이돌 혹은 밴드가 되고 싶다는 것보다 그런 것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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