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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하면 떠오르는 책들은 삼국지, 수호지 같은 어릴 때 본 책들입니다. 그리고 고우영 화백의 만화로 재탄생된 버전들도 있지요. 그런데 중국에도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같은 작품이 있다네요. 원나라때 기군상이라는 작가가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일화를 진나라를 배경으로 써낸 소설로 ‘조씨고아’라는 작품인데요.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공연된 중국고전이어서 ‘동양의 햄릿’으로도 불리었다고 합니다. 2010년에 첸카이거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지만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는데요. 2015년 우리나라의 고선웅 연출이 연극으로 만들어서 무대로 올리면서 유명해진 작품으로 보입니다. 이 원작의 모국인 중국 베이징에서도 어마어마한 환호와 기립을 받고 돌아왔다는데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모두 보고 싶은 공연이어서였는지 이번이 6번째 명동예술극장에서 하는 공연이라는데요. 티켓 오픈하는 날 예매하러 들어갔다가 80%이상 팔린 좌석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봄에 관람한 ‘회란기’가 주인공이 핍박을 받는 전반부 스토리와 주인공의 고통이 해결되며 정의가 실현되는 후반부 스토리의 비중이 비슷하게 느껴졌다면 조씨고아는 복수심이 생성되는 과정이 더 상세하게 묘사되며 마치 복수심이 켜켜이 쌓이는 것처럼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갑니다. 우리 나라 사극에서 죄인을 벌할 때 3족을 멸하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중국에서는 9족을 멸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죽음의 장면, 피가 나오는 장면등에서 보여지는 연출의 선택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그 속터지는 장면을 유머러스한 터치로,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은 정말 탁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모든 이를 죽이고, 복수할 주인공은 씨앗으로 남았는데.. 원수의 양아들로 자라난 후,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고 복수하는 장면은 허무하다 생각될 정도로 짧게 마무리되죠. 그리고 복수의 씨앗, 조씨고아보다도 씨앗을 숨기고 키워온 ‘정영’의 마음이 절절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면서 과연 저 복수가 옳은 선택이였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극은 초반부에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다시 한번 등장하면서 마지막 무대 위에는 저승사자(?)가 가져온 나비 한 마리만이 남게 되는데요. 우리 인생은 일장춘몽, 나비의 꿈이라는 메시지일까요. 관객들 이해하기 쉽게 이 마지막 대사로 극은 막을 내립니다. “이런 우환을 만들지도 당하지고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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