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참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바로 사칭 계정에 의해서다. 이렇게나 무방비로 유명인들을 사칭하거나 개인적인 사진을 도용을 할 줄은 몰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광고를 이용해 내 이름과 사진을 내걸고 책을 나눠드린다는 글이 도배가 되고 있었다. 처음에 눈을 의심했다. 그동안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역시 나를 사칭해 불법적으로 회원 모집을 한다거나 리딩방을 운영하는 일들이 있어 ‘그냥 치러야하는 유명세’ 정도로 치부하려했지만,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거 황현희 씨가 광고하신 것 맞나요?” 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다. 심지어 친한 지인들까지도 나에게 물었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그렇게 허술하게 살아 왔던건가’라는 생각부터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칭 계정이 진짜 나라고 착각하게 할 수도 있도록 내가 믿음을 못 준 건가’라는 생각까지 말이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제보를 받고 혹시나 있을 수도 있는 피해를 막고자 받은 개인 메세지에 일일이 답을 했다. 어림잡아도 1000건이 넘은 것 같다. 개인 계정에 글도 올려봤다. 이런 수법에 절대 당하시지 마시라고 말이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불특정 다수에게 퍼트리는 광고에 대응하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사칭 계정의 문제는 대부분 주식 리딩방이나 가상자산 투자 사이트를 소개하는 광고물이다. 불특정다수에게 책을 공짜로 준다거나 수익 내는 법을 알려준다거나 해서 개인적인 채팅 방으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명백한 사기수법이다. 결국 불특정다수의 돈을 노리는 것이다.
범죄행위를 두고만 볼 수 없어 변호사에게 자문도 구해신고도 해 봤지만 돌아온 대답들은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광고와 카카오톡 오픈카카오톡을 신고해 봤으나 우선 신고자체를 받고 있는 것인지 그냥 방관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객센터를 통한 상담원 연결은 이 세 곳 다 없다. 그 플럇폼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사칭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조차도 힘든 구조이다.
더 문제인 것은 현행법상 사칭 광고 자체는 처벌 조항이 없어 수사기관도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처벌하거나 제재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훼손을 한 경우가 아닌 단순 사칭으로는 처벌이 어렵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에 찾아보니 더 사칭 계정의 수는 늘었다. 나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김종인 전 의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MKYU 대표, 김상중, 배용준, 송은이, 홍진경 씨 등 사칭 하는 빈도수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이대로 두고 볼 문제로 끝낼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젠 정말 ‘가짜와의 전쟁’이 시작이 된 것으로까지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누군가의 피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려는 생각인지가 궁금하다.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지금 이제 좀 뭔가를 내 놓아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확실하다. 좋은 정보는 절대 광고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누히 말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누군가 책을 공짜로 준다거나 누군가 내 자산을 불려준다고 나에게 돈을 보내라는 것 모두 사기다. 세상엔 그런 것은 없다. 사회시스템으로 이를 걸러내어 주지 못한다면 일단 우리부터 스스로 조심해야한다. 당연히 아무잘못도 없이 이 광고를 봐야하고 자칫 속아서 그 방에 들어가게 될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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