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차이사닛(태국) 주심의 레드카드가 남북대결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무릎을 꿇으며 8강에서 탈락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30일 중국 저장성의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대회 8강전에서 1-4로 패했다. 전반을 1-1로 마쳤으나, 전반 종료 직전 손화연(현대제철)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 무너졌다.
이로써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앞서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비아 대회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4강 문턱에서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이날 전반 초반 리혜경의 자책골로 앞서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띄운 공이 리혜경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날 수비수로 나선 박은선이 적극적으로 달려들면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혼란을 줬고, 공이 뒤로 흐르면서 자책골 상황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북한 에이스 리학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에는 안명송, 리학, 김경용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에게는 아쉬운 결과다. 경기 내용도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억울함이 컸다.
우선 대회 일정부터 꼬였다. 조별리그 E조 1위인 한국은 지난 28일 홍콩과의 조별리그를 마치고, 하루 휴식 후 이날 북한전에 나섰다. 국제대회에서 하루 휴식 후 다음 경기에 나서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실제 이날 이민아 등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은 치명적이었다. 경기 초반 북한 홍송옥이 지소연에게 양발 태클을 가했다. 발바닥이 들리면서 스퀴드가 그대로 지소연의 발목으로 들어왔다. 충분히 레드카드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심으로 나선 차이사닛은 옐로카드에 그쳤다.
경기 도중에도 한국 선수단은 차이사닛 주심을 향해 팔꿈치를 쓴다는 표시를 했지만, 이와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처구니 없는 퇴장이 나왔다. 전반 40분 한국은 문전 깊숙이 프리킥 패스를 찔렀고, 침투하던 최전방 공격수 손화연이 헤딩을 시도했다. 이때 골피커와 출동이 있었는데, 사실상 헤딩 경합 과정이었다. 헤딩을 위해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헤딩 시도 이후 충돌했다. 그런데 차이나닛 주심을 옐로카드를 꺼내들었고, 앞서 경고를 받았던 손화연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차이사닛 주심은 A매치 경험이 전무하다. 국제대회 주심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총 10경기이다. 그런데 이중 6경기가 대기심이었다. 주심으로 나선 것은 4경기뿐다.
4경기 중에서도 2경기는 지난해 열린 U-17 월드컵이었고, 모두 조별리그 경기였고, 토너먼트 심판은 맡지 못했다. 남은 2경기는 이날 경기 포함 아시안게임이다. 지난 25일 미얀마와 홍콩의 경기를 맡은 바 있다. 즉 A매치 경험은 전무하다는 뜻이다.
차이사닛 주심이 국제대회 10경기를 치르면서 다이렉트 퇴장 포함해 퇴장 판정을 내린 것은 손화연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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