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6이닝’을 넘겼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1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MLB)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수놓았다. 하지만 팀이 3-6으로 패해 시즌 3패째를 안고 말았다.
◆통한의 홈런, 그래도 QS
시즌 8번째 등판이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존) 수술 이후 복귀를 알린 8월에 3승(1패)을 쌓으며 순항했다. 이번 달에도 호투 행진은 계속됐다. 하지만 불펜 방화 등 승운이 따르지 않아 1패만 안고 있었다. 이날 텍사스를 맞이해 반전의 시즌 4승을 겨냥했던 류현진이다.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팀 타율 0.266으로 아메리칸리그(AL) 1위, ML 전체 2위에 빛나는 ‘핵타선’ 텍사스를 3회까지 침묵시켰다. 1회초 로비 그로스먼에게 내준 볼넷이 유일한 출루 허용이었다.
4회초에 문제가 발생했다. 정교한 제구와 카운트 싸움으로 타자와 맞서는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텍사스 타자들이 과감한 초구 승부를 택했고 여기에 당했다. 과거 LA 다저스 동료 코리 시거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그로스먼에게 던진 초구 커터가 통한의 투런 홈런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무너지지 않았다. 5회초를 다시 공 9개,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1,3루에서 요나 하임의 희생플라이로 3실점째를 내줬지만 그대로 이닝을 정리해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이었다.
◆웃을 수 없었던 480일 만의 쾌거
류현진의 마지막 QS는 지난해 5월21일 홈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이었다. 당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다시 QS에 닿기까지 꼬박 480일이 걸렸다. 2경기를 더 치르고 찾아온 부상으로 시즌을 종료하고 긴 재활에 들어갔기 때문. 복귀 후 펼친 앞선 7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5이닝 이하로 투구를 마쳤다.
아쉬움을 달랬다. 실점은 뼈아팠지만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통해 82구로 6이닝까지 정리했다. 뜨거운 텍사스 타선을 상대로 거둔 QS라 더욱 값졌다. 시즌 성적은 3승3패, 평균자책점은 2.93(40이닝 13자책점)이 됐다.
웃을 수 없었다. 타선의 침묵이 결정적이었다. 류현진이 버티는 동안 상대 선발 맥스 슈어저에게 한 점도 내지 못했다. 0-3으로 뒤진 7회초에 불펜 이미 가르시아가 추가 2실점 하며 무너졌다. 7회말과 9회말 반격의 점수가 나왔지만 최종 3-6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팀의 AL 와일드카드(WC) 경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12일부터 시작된 텍사스와의 홈 4연전의 중요도는 매우 높다. 직접적인 WC 순위 경쟁팀과의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시작 전만 해도 토론토가 2위, 텍사스가 3위였다. 하지만 2연패와 함께 시즌 80승65패가 돼 0.5경기 차로 2위를 내줬다. 4위 시애틀 매리너스와도 0.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WC 3위를 사수하기 위해 매 경기 피말리는 싸움을 펼쳐야 하는 토론토가 됐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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