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리드오프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로 활약해 팀의 4-0 승리에 일조했다.
팀의 붙박이 리드오프로 거듭난 김하성은 이날도 역할에 걸맞은 활약상을 남겼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출발했다.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에서 곧바로 2루를 훔치면서 올 시즌 30호 도루까지 달성해 냈다.
의미가 깊은 도루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30도루 고지에 오른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 종전 최다 기록은 추신수(SSG)가 2010시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에서 거둔 22도루다. 김하성은 13년의 시간을 건너 최다 도루 신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여세를 몰아 30도루까지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멈추지 않았다. 2회말 삼진으로 돌아섰던 그는 4회말 2사 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경기 2번째 출루까지 일궜다. 그리고 또다시 2루를 훔쳐내 시즌 3번째 멀티도루 경기를 장식했다.
31도루째를 올린 김하성은 ML 전체 도루 부문 8위에 랭크됐다. 내셔널리그(NL)로 한정하면 5위까지 순위가 오른다. 샌디에이고 팀 내에서는 단연 1위다. 2위 타티스 주니어(23개)와도 여유 있는 차이가 있는 정도. 김하성이 왜 샌디에이고 테이블세터진을 이끌고 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 7회말 삼진까지 포함해 3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75(459타수 126안타), 17홈런 52타점을 찍는 중이다.
앞으로 3개의 아치만 더하면 ‘20-20클럽’에도 가입한다. 아시아 선수로는 추신수, 오타니 쇼헤이 다음 3번째, 내야수로는 첫 번째 기록이다. 또한 이 중에서 ‘20홈런-30도루’를 찍은 선례는 없었다. 김하성이 아시아 최초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이날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의 홈런포와 세스 루고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함께 3연승을 달려 시즌 65승째(73패)를 신고했다. 하지만 사활을 걸고 있는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3위권에 여전히 5.5경기나 뒤져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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