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6000만 달러(약 4752억 원)의 사나이가 탄생했다.
‘홈런왕’ 애런 저지(30)가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동행을 이어간다. MLB닷컴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8일(이하 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저지가 양키스와 9년 3억6000만 달러 자유계약(FA)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고향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양키스의 승리였다. 지난 4월 8년 2억3050달러를 비롯해 몇 차례 합의가 불발됐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저지는 한층 더 높아진 숫자에 사인했다.
MLB 역대 FA 총액 신기록이다. 거포 브라이스 하퍼가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맺은 13년 3억3000만 달러(약4342억8000만원)를 단숨에 뛰어 넘었다. 비FA 다년계약까지 포함하면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 무키 베츠(LA다저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연평균 액수로 따져도 4000만 달러(약 528억 원)로, 빅리그 타자 가운데 1위다. 역대 FA 연봉 1위는 뉴욕 메츠의 우완 에이스 맥스 셔저와 저스틴 벌렌더로 4333만 달러(약 570억2000만원)다.
일찌감치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혔다. 그야말로 역대급 2022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 157경기에 나서 타율 0.311570타수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1 등의 경이로운 성적표를 작성했다. 홈런왕을 비롯해 6관왕에 오른 데 이어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심지어 저지의 61홈런은 역대 AL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1961년 로저 매리스(양키스)가 날린 61홈런을 61년 만에 새로 작성했다.
무엇보다 저지는 금지약물 논란이 없는 ‘청정타자’로 분류된다. 시장에서의 평가가 더 높아진 배경이다. 앞서 2001년 73홈런을 친 배리 본즈를 비롯해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 등은 모두 은퇴를 전후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저지의 초대형 계약으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하나둘 행선지를 찾아가는 가운데 남은 기간 어떤 소식이 전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P/뉴시스 (저지가 올해 MLB 정규리그 경기서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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