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수원 권영준 기자] “배트가 부러질 타이밍이 아닌데 완전히 깨졌다. 더그아웃에서 코치님도 왜 부러졌냐고 물어보시더라. 솔직히 나도 당황했다.”
KT 내야수 강백호는 지난 19일 수원 한화전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7회말 상대 투수 김종수를 상대로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공은 ‘딱’하는 소리와 함께 우측 외야로 날아갔다. 그 순간 강백호의 방망이는 정확하게 두 동강이가 나버렸다.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타구는 우측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다.
강백호는 이날 타격 밸런스가 굉장히 좋았다. 1회 2루타를 때려내며 기분 좋게 시작한 강백호는 이어 볼넷, 홈런, 안타를 기록하며 100% 출루를 기록 중이었다. 무엇보다 타구 모두 배트 한가운데 맞은 정타였다. 7회말 타석은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만 남겨두고 있어 기대를 모았고, 장타성 타구가 나왔기 때문에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두 조각난 배트와 함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의문은 왜 방망이가 부러졌느냐는 점이다. 사실 이를 정확히 규명하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물리학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공이 방망에 끝쪽에 맞으면서 강백호의 강한 힘을 이기지 못해 부러졌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백호의 설명대로 정황상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우선 강백호가 타격한 한화 투수 김종수의 공은 131㎞의 변화구(포크볼)였다. 포수가 타자 바깥쪽 코스를 주문했는데, 실투가 나오면서 가운데로 쏠렸다. 히팅 포인트 역시 앞쪽에서 형성됐다.
강백호는 “타자들은 타이밍이나 감각적으로 배트가 부러질지 직감한다. 7회말 상황은 배트가 부러질 타이밍이 아니었다”라며 “코치팀께서도 왜 부러졌는지 물어보셨다. 나도 왜 부러진 것인지 모르겠다.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기혁 KT 1루 주루코치는 부서져 날아간 배트를 건네받으면서 부러진 부분을 확인하기도 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공인구에 대한 다양한 추측성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KBO 측은 지난 7일 공인구 1차 수시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모든 샘플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인구에 대한 의문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물음표를 지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한가지 예로 홈런 타구에 대한 별도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홈런 타구만 따로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방망이에 맞은 충격이 있어 수치가 달라질 수 있지만, 자료 수집에 따른 평균치가 형성되면 충분히 근거자료가 될 수도 있다.
합리적 의심이 필요하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자는 것도, 논란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T 위즈, SBS SPORTS 중계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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