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좌완투수’ 김광현(30·SK)과 양현종(30·KIA)이 같은 날 마운드에 올라 완벽한 투구를 뽐내며 정규시즌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예고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라이벌 경쟁은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광주동성고(양현종)와 안산공고(김광현)를 졸업한 두 좌완은 2007년 나란히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고, 현재 KBO리그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최정상급 투수가 됐다. 개인 통산 다승도 지난해까지 김광현이 108승, 양현종이 107승을 올렸다.
데뷔 후 먼저 주목을 받은 쪽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신인이던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7⅓이닝을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프로 2년차이던 2008년에는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로 정규시즌 MVP에 오르며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2009년에도 평균자책점 1위(2.80), 2010년 다승 1위(17승)를 차지하는 등 김광현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2011~2012년 어깨 부상에 시달린 김광현은 두 시즌 동안 12승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어깨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2013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SK 에이스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김광현은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었지만, 1년 만에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1년을 푹 쉰 덕에 팔꿈치는 말끔하게 나았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양현종이 김광현을 압도한다. 2014년(16승)과 2015년(15승) 2시즌 연속 15승 이상 거두며 명실상부한 KBO리그 대표 에이스로 발돋움했고, 김광현이 부상으로 개점휴업했던 2017년에는 1995년 이상훈(당시 LG) 이후 22년 만에 선발 20승 투수에 등극하면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가 개막 이틀째인 25일 인천과 광주에서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홈구장에서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완벽한 복귀전을 치러냈다. 김광현이 1군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6년 10월8일 삼성전 이후 533일 만이었다. 아울러 2016년 9월16일 삼성전 이후 555일 만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롯데 타선을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복귀전 초구로 150㎞ 강속구를 찔러 넣은 김광현은 전성기 못지않은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이날 롯데 타선으로부터 뺏어낸 탈삼진은 모두 6개였다. 에이스의 호투를 앞세운 SK는 5-0으로 승리, 김광현은 복귀전에서 귀중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양현종은 kt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지난해 최고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이날 kt 타선을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KIA의 14-1 승리를 이끌었고,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5회 상대 황재균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시즌 첫 등판부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두 투수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올 시즌 내내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태세다.
ni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