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질 하나 제대로 할 줄 몰랐던 아빠들 4명이 모여 아이들이 실컷 뛰놀 수 있는 자연 속 놀이터를 손수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주중에는 회사 일을 하고 주말이면 강원도 홍천의 공사현장을 오가며 남긴 기록들이다.
이수진, 임상규, 김태성, 송성근 네 명의 저자는 주말이면 아이들과 어디로 놀러 갈 지 고민하는 것이 스트레스인 아주 보통의 아빠들이다. 옷이 더러워져도 괜찮고 손톱에 때가 새까맣게 껴도 혼나지 않는 놀이터, 자연을 그대로 품고 아이들이 실컷 뛰어다니며 그대로 자연이 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벌였다.
건축은커녕 의자 하나 만들어본 적 없는 이들이 모여 시작한 ‘휘게리 프로젝트’는 좌충우돌 무모한 모험기에 가깝다. 꿈은 창대했으나 좀처럼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고, 의 좋은 남자 넷이 의기투합해 시작했지만 가끔은 얼굴 붉힐 일이 생기기도 한다. 네 명의 아빠 각자가 놀이터를 만들며 느낀 소회를 가감 없이 풀어냈다.
놀이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빠들은 아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려 무던히 노력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생각은 때로 아빠들의 생각 밖에 있었다. 채 완성되지 않은 놀이터에서 직접 흙을 파고 수로와 함정을 만들며 자신들의 세계를 이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빠들은 차츰 깨달아간다. 아이는 키우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아빠마다 과정을 전하는 시각은 조금씩 다르지만 프로젝트의 끝에서는 모두 “놀이터를 만들며 아빠로서 스스로 성장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고무호스, 그네고리, 밧줄 등 잡다한 재료를 사러 드나들던 읍내 철물점 이야기와 라면에서 삼겹살, 묵은지볶음, 전기구이 통닭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되는 새참 담당 셰프의 메뉴 고민, 온 가족이 총출동한 시골 5일장 나들이 등 시시콜콜한 에피소드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틈틈이 삽화 사진을 넣어 여러 가족의 공동 별장인 홍천 휘게리 하우스가 완성돼가는 과정도 함께 보여준다.
이수진 대표는“대한민국 아빠들은 묵묵히 일하는 것으로 애정표현을 대신할 때가 많다. 우리는 이걸 벗어나 보고 싶었다. 나무를 다듬고 땅을 고르는 일은 결국 아빠로서의 정체성을 정리하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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