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지만 젊은 세대들이 먼저 알아봤다. 2015년 해당 가사가 담긴 사진이 인터넷에서 히트를 치며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돌았고 그 이후 전국민의 애창곡이 됐다. 이모티콘 판매 1위는 물론 모든 예능 방송 섭외 1순위였을 정도다. 고속도로 음반매장에서 가장 많이 찾는 노래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유튜브 조회수는 현재 1500백만 뷰(2017년 8월 20일 기준)가 넘어섰다. 2016년 ‘제5회 가온차트 K-POP 어워드’에서 올해의 발견상 트로트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로 데뷔 27년차가 된 이애란의 나이는 55세다. 1990년 KBS 1TV 드라마 ‘서울 뚝배기’ O.S.T를 부른 뒤 무명생활을 전전했던 그였다. 이애란에게 그동안 음악 인생사에 대해 물었다. 그는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의 주제가를 부르면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시켜나갔다. 고대하던 첫 정식 음반이 2006년에 나왔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그렇게 무명으로 활동했다. 활동을 하면서 점점 가수를 포기하려고도 했었다. 그 당시에는 음반만 내면 가수가 되는 줄 알았다. 노래가 좋으면 방송국이 불러주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일년이 지나도 아무데서도 불러주는 데가 없었다. 2007년이 되면서 양로원과 요양병원 등으로 봉사 활동을 다니고 CD도 홍보하고 다녔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고 한다.
이애란은 현재 소속사에서 가수 인생 2막을 열었다. 신기한 건 두 사람이 2011년의 만남이 초면이 아니었다는 것. 앞서 1995년 이애란은 지금의 ‘백세인생’을 김종완 작곡가에게 받아 국악으로 발표했었다. 그래서 이애란은 지금의 만남이 운명이라고 표현한다. ‘백세인생’은 애초에 대중가요용이 아니라 현재 길이보다 훨씬 길었으며 제목도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답하리”에서 “저 세상이 부르면”을 거쳐 지금의 ‘백세인생’으로 바뀌게 됐다는 비화도 공개했다. 가사는 “김종완 작곡가가 친구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걸 보면서 상여를 메고 ‘왜 오래 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애란은 지난 7월 17일 발매한 정규 2집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신곡 13개, 기존 곡이 7개가 담겼다. 이애란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일년 넘게 힘들게 작업했다. 더 나은 앨범으로 보답하기 위해 ‘죽어라’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앨범에 ‘백세인생’이 있었다면 이번엔 어떤 곡이 있을까. 타이틀 곡 ‘백년의 길’에 대해 묻자 “‘백세인생’은 국악버전이었다면 새 타이틀 곡은 정통 트로트의 곡이다.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어느 누가 인생을 꺼져가는 등불이라 했나. 아직도 내 청춘은 그대로 인데 백년 가는 이 길에~”라며 직접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가사를 지을 때 “흔히 석양이 검게 탄다고 표현하는데 붉게 타는 것으로 바꿨다. 청춘이 불굴의 정신으로 담겨있다는 것을 가미했다. 죽어가는 등불을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애란은 지금도 활동이 없을 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과거 무명시절때부터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있다는 미담과 함께 각오를 전했다.
“‘백세인생’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니까 더 좋은 노래로 보답하게 위해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항상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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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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